저축은행도 평균 예금금리 3%대…이유는

12개월 만기 평균 금리 3.97%
'3.5~3.9%' 시중은행과 격차도 좁아져
"여유자금 충분해 신규 예금 유치 노력 적어"
특판 상품 판매로 늘어난 이자비용 ↓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3%대를 기록했다. 올해 말 고금리 상품 만기가 돌아오면서 예금 금리를 높이는 등 재예치 경쟁에 나섰던 저축은행들이 충분히 자금을 확보해 금리를 올릴 유인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 상품공시를 보면 전날 기준 전국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6개월 3.41%, 12개월 3.97%, 24개월 3.33%, 36개월 3.29%로 모두 3%대를 기록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3.9%)을 비롯해 OK(3.51%)·페퍼(3.4%)·한국투자(3.9%) 등 주요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3%대다. 이날 기준 최고금리(12개월 만기 기준)는 상상인 등 8개 저축은행이 제공 중인 4.3%다.

12개월 만기 상품 평균금리는 꾸준히 내림세다. 이는 올해 1월 27일 기준 4.82%에서 약 1%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해당 금리는 6월까지 3%대 후반이었다. 7월부터 지난달까지는 4%대였지만 이날 다시 3%대로 떨어졌다.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도 좁아졌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최고 3.5~3.9%다. NH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 최고 금리가 3.9%로, 저축은행 평균 금리(3.97%)보다 0.07% 낮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약 0.8~1%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금리 차이가 작다면 소비자들은 안정적이고 규모가 큰 시중은행으로 돈을 맡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저축은행이 앞다퉈 예금금리를 인하하는 이유는 여유자금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유치했던 고금리 특판 상품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저축은행들은 수신 경쟁을 벌였다. 이른바 현금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상반기를 지나며 자금을 충분히 확보한 저축은행이 다시 금리를 낮춰 신규 예금 유치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저축은행 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는 올해 3월 3.62%에서 10월 4.31%로 올랐다. 하지만 지난달 다시 4.19%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저축은행 수신 잔액도 올해 가장 낮은 114조5260억원(5월)에서 지난 9월 117조8504억원까지 계속 불어났다. 이후 10월에는 115조2311억원으로 다소 줄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년 1월까지 여유자금 관련 리스크가 없을 만큼 충분히 자금이 많아 굳이 신규 예금 유입에 대한 의지가 없기 때문에 금리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치한 고금리 특판 상품 판매로 이자비용이 급격히 증가한 것도 저축은행이 금리를 인하한 이유로 꼽힌다. 예금 금리를 낮춰 이자비용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저축은행이 지출한 이자비용은 4조4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9674억원의 2.1배다.

경제금융부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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