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억울' 호소한 이선균 숨져…경찰, '공소권 없음' 수사종결 방침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배우 이선균씨(48)가 사망함에 따라 경찰이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이씨는 3차례 경찰 소환조사를 받는 동안 계속해서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끝내 수사 결과를 확인하지 못하고 숨졌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종로구의 한 공원에 세워진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서 같은 메모를 남기고 연락이 끊겼다는 이씨 측근의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섰으나, 발견 당시 이씨는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아왔다.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진 것은 지난 10월이다. 톱배우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의 입건 전 조사(내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에는 이씨 실명이 보도되진 않았으나 다음날 그의 소속사가 공식 입장을 통해 "이선균은 (마약) 사건과 관련된 인물로부터 지속적인 공갈과 협박을 받아왔다"고 밝히면서 대중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선균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지난 9월부터 연예인 마약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서울 강남 유흥업소 실장 A씨(29·여·구속)로부터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에 관한 진술을 처음 확보했다. 경찰은 이씨를 대마·향정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지난 10월 28일 처음 소환했다. 당시 이씨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많은 분께 큰 실망감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씨는 이후 2차 조사에서는 "A씨가 나를 속이고 약을 줬다. 마약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와 모발 정밀 감정에서도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23일 3번째 경찰에 소환된 이씨는 다음 날 새벽까지 19시간 동안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 마약 투약 혐의와 함께 자신이 A씨 등 여성 2명을 공갈 혐의로 고소한 사건의 피해자 진술도 했다. 당시 경찰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씨는 "이제 앞으로 경찰이 저와 공갈범들 가운데 어느 쪽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를 잘 판단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다음날 그는 변호인은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추가로 해 달라고 경찰에 먼저 요청했다. A씨 진술만 있고 물증은 없는 상황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게 억울하다는 호소였다. 이씨 변호인 측은 "A씨 진술대로라면 국과수의 정밀감정에서도 양성이 나와야 하는데 이씨는 음성을 받았다"며 "너무 억울한 상황이어서 A씨도 함께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아 누구 진술이 맞는지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변호인을 통해 결백을 주장한 이씨는 하루 뒤인 이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피의자 신분인 이씨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그와 관련한 수사를 종결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사망해 안타깝다"면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한 다른 피의자들의 수사는 절차에 따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자체팀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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