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겸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은 27일 "대기업 근로자의 출산율은 중소기업 1.4배지만 대기업 취업자 비중은 전체의 13.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30.6%보다 적다"며 "출산율 회복을 위해 좋은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46회 산업발전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산업연합포럼은 반도체, 배터리 등 17개 업종단체로 구성된 조직이다. 정 부회장은 "출산율 회복을 위해선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대기업은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좋은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집단 지정 제도,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 획일적 52시간 근로제도, 비정규직을 최대 2년만 허용하는 기간제법, 제조업 파견 금지법, 화관·화평법 등 갈라파고스적 규제를 개선하면 주요 경쟁국과 최소한 동등한 비즈니스 환경을 우리 기업들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에 정보통신기술(ICT) 업종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국이 수출 실적을 회복하고 대규모 무역 흑자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반도체, 이차전지, 전기차 등 미래 산업 지원은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갈등 지속, 탄소 중립 정책 가속화, 주요국 정치 리더십 변화에 따른 국제 정세 불안, 국가 간 무력 갈등 지속 등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2030년까지 미래 산업 시설·연구개발 투자 세액공제 연장, 생산 보조금 제공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수출이 2%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내년 우리 경제는 내수 증가세가 둔화하는 반면 수출은 증가세로 회복하면서 2.0% 성장할 전망"이라며 "반도체 경기가 완만히 회복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박 실장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대응, 저탄소 철강 제품 전환과 관련된 지원 확대, 유종과 원유 수입선 다변화 및 비석유부문으로의 사업 다각화, 석유화학 산업의 다운 스트림 분야 진출 전략 추진, 섬유 산업의 친환경 및 고부가 소재 분야 투자 확대, 주요국 반도체 정책에 대한 대응 전략 마련,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배터리 요건 강화 대응,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기술 개발 등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무협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2% 후반대, 세계 교역은 3% 초반대의 저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한국 수출은 전년 대비 7.9% 증가한 6800억달러(약 882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지상 무협 연구위원은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 소비 시장과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성장세 둔화 지속 등으로 수출 여건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 중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 등 경기 회복 요인도 상존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