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온유기자
내년 서울 집값이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주택산업연구원의 전망이 나왔다. 고금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조달 애로로 내년에도 전국 집값이 하락하는 가운데 서울은 선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셋값은 서울, 지방 가릴 것 없이 모두 오를 것으로 나타났다. 주산연은 지속된 공급부족이 주택 시장 과열을 일으키지 않도록 정부의 수급균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주산연은 22일 ‘2024년 주택시장 전망’을 통해 내년 전국 주택 가격이 1.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0.3%, 지방은 3.0% 내릴 것으로 봤다.
반면 서울의 내년 집값은 1%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년간 서울 집값이 하락한 가운데 나온 상승 전망이다. 주산연은 올해 집값의 경우 1.8%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집값은 4.8% 떨어졌다.
연구원은 내년 2분기 이후부터 수도권 인기 지역부터 집값이 보합세 또는 강보합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봤다. 주산연 관계자는 "고금리와 PF 자금조달 애로, 부동산 세제 완전 정상화 지연으로 내년에도 집값은 하락하겠지만 상반기 중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하향 조정과 경기회복, 공급부족 영향으로 인기 지역부터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하반기에는 지방광역시까지 상승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주택 매매 거래량은 65만가구로 전망된다. 지난해 50만9000가구, 올해 53만4000가구(추정치) 대비 회복한 수준이다. 다만 2017~2021년 5년 평균 98만가구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전망치다.
전국 전세 가격은 2.7% 상승할 전망이다. 수도권은 5.0%, 서울은 4.0%, 지방은 0.7% 오를 것으로 보인다. 주산연 관계자는 "매매수요가 아파트 전세로 이동하는 가운데 입주물량은 내년에도 감소할 전망"이라며 "공급 부족 심화가 전세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같이 전세 가격 상승세가 매매 가격 오름세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입주예정 물량은 32만8000가구로 2018~2022년 최근 5년간 평균 입주물량인 37만4000가구보다 4만6000가구 적다.
내년 주택 공급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주산연은 주택 인허가가 30만가구 내외, 착공은 25만가구 내외, 분양은 25만가구 내외, 준공은 30만가구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산연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택지 준비와 인허가·착공물량이 급감하면서 주택 공급물량이 급격히 줄었다"면서 "내년 PF 금융 여건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주택 공급이 올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산연은 지속된 공급부족이 주택 시장 과열을 일으키지 않도록 정부가 수급균형을 위한 정책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산연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주택거래가 회복되고 내후년부터 경기가 좋아지면 최근 3년간 누적된 76만가구 수준의 공급부족과 가구분화 대기자 적체로 주택 시장이 과열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공급 적정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역별 기본수요 증가에 맞춰 주택 공급이 적정하게 이뤄지도록 택지 공급 확대와 인허가 등 규제완화가 이뤄지고 이와 함께 실수요자 금융과 프로젝트 금융 활성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택 시장 규제지역을 전면 해제할 것도 주장했다. 이 밖에 지방자치단체의 임의적인 분양가 규제 금지, 복잡한 청약제도 및 가점제 단순화, 의무거주기간 폐지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