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기자
현행 24%인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더 내려갈 수 있을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법인세율 인하가 1%포인트에 그친 데 대해 아쉬움을 전하며 내년 제22대 국회에서 다시 한번 세법 개편안을 관철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까지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위해 법인세율을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내년 추가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 후보자는 최근 법인세율 인하 필요성과 관련해 "법인세는 국제적으로 경쟁하는 세목으로 글로벌 스탠더드를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간 중심의 역동적인 경제를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 과세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경제 여건 변화에 맞춰 과세제도를 정비해 조세회피를 방지하고 정상적인 기업활동은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살펴보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지난해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고 과표구간을 4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하는 세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국회 과반 의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 막혀 결국 국회 논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과세표준 구간별로 1%포인트씩 인하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법인세를 더 낮춰야 한다는 윤석열 정부의 의지는 강하다. 제22대 국회에서 법인세 체계 개편안을 관철하겠다고 예고한 추 부총리는 지금이 전반적인 과표구간 단순화 및 최고세율 인하 부분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라 판단하고 있다. 법인세 부담을 낮춰주는 것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대 및 고용 촉진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경제계에서도 법인세율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대학 경제·경영학과 교수 211명을 대상으로 '최근 경제 상황과 주요 현안'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66.1%가 법인세 최고 세율에 대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행 수준보다 더 낮춰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29.7%는 '중장기적으로는 더 인하하되 당분간은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현행 유지' 응답은 15.8%, '지금보다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18.2%로 나타났다.
법인세 세율 체계가 개편되면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이 늘어날 가능성은 크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 인하할 경우 기업의 총자산 대비 투자 비중은 5.7%포인트, 고용은 3.5% 각각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