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군사전문기자
북한이 내년 한국과 미국 선거를 앞두고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대북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박용한 선임연구원은 13일 개최된 ‘KIDA 북한군사포럼’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은 내년 4월 한국 총선과 11월 미국 대선에 개입할 목적으로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유불리를 고려해 추가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에 응한 트럼프의 재선을 선호할 것으로 보이는데, 핵실험으로 한반도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게 트럼프 당선에 유리하다 판단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내년 북중·북러 수교 75주년 기념 행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의 경우 대미 및 대북관계를 고려한 최적의 전략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김정은을 초청해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손효종 KIDA 연구위원은 "북한은 성과가 부족한 상황에서 통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어 대적관을 앞세워 대외적 위기를 조성하고 군사력을 증강할 것"이라며 "2024년 북한은 미흡한 무기체계 부분에 대한 개발시험과 증강을 지속할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김진하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내놓은 ‘2024 한반도 정세 전망’에서 북한은 내년 핵·미사일 고도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이렇게 내다봤다. 이어 북한이 내년 4월 한국 총선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후보들의 당선과 한국 정부의 약화를 노리고 군사적 도발을 시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남 영향력 공작 및 정치심리전, 온오프라인 테러 감행 등을 기획할 수 있다"며 "북한판 하이브리드전(복합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도발을 통해 한반도 위기감을 고조시켜 상대적으로 대북 유화적인 정치세력에 힘을 실어주려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북한이 도발하면 통상 보수층 결집효과가 생긴다는 점에서 북한이 선거 개입을 위해 도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반론도 많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또 미국 대선에서도 대미 압박과 대북 정책 전환을 위해 파급효과가 큰 군사행동을 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에 응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선호할 것으로 보이는데, 대형 도발로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게 트럼프 당선에 유리하다 판단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