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20대 이하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2년째 다른 연령대를 압도하고 있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영끌'에 나섰던 젊은 층이 고금리로 인해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11일 금융감독원을 통해 19개 은행(시중·지방·인터넷 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만 20대 이하 연령층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9%로 나타났다. 2분기 말(0.44%)보다 0.05%P(포인트) 감소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0.24%)보다는 0.15%P 증가했다.
이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올해 3분기 말 30대 연체율은 0.09%→0.20%, 40대는 0.12%→0.23%, 50대는 0.13%→0.25%, 60대 이상은 0.13%→0.23%로 각각 늘었다.
20대 이하 연체율은 지난 2021년 3분기 말 0.14%로 30대(0.08%), 40대(0.10%), 50대(0.12%), 60대 이상(0.13%)을 앞지르면서 8분기째 다른 연령대를 압도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전체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4%로 전년 동기 대비 2배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연체액도 7600억원에서 1조 56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20대 이하의 연체액은 3분기 말 1400억원으로, 앞서 최고치를 기록한 2분기 말(1500억원)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900억원)보다는 5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 연체액은 1500억원→3400억원으로, 40대는 2200억원→4700억원, 50대 1800억원→3700억원, 60대 이상 1300억원→2400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이른바 '영끌' 대출을 받았던 청년들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 30대 이하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9.6%로 전년 동기(28.1%) 대비 1.5%P 올랐다. 전 연령대 평균(17.4%)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고금리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집을 급하게 처분하고 전·월세로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9세 이하의 거주 주택 보유 비율은 지난해 34.1%에서 올해는 31.7%로 2.4%P 떨어졌다.
다만 최근 청년층이 상생 금융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하락세를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 금리는 지난 8일 기준 연 3.76~6.02%로, 지난 1일(3.82~6.12)보다 내려갔다. 같은 기간 변동 금리도 연 4.51~7.02%로 소폭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