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서울·경기북도, '주민투표' 거쳐야 가능…투표 시행은 행안부장관 손에 달려

주민투표, 행정구역 개편은 행안부 장관 결정
경기북도, 기초단체 의회 반대의견 나올 수도

김포시가 서울시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행정안전부에 요청하면서 '메가서울'과 '경기북도 신설'등 수도권 행정구역 개편을 위한 주민투표제도가 관심을 받고 있다. 주민투표는 지역 정책을 결정하기 위한 투표지만, 이번 경우는 시행을 위해서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인 행안부 장관의 결정이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행안부 장관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수도권 행정구역 개편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김병수 김포시장이 7일 오전 서울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서울-김포 기후동행카드 확대참여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민투표 결정권자는 행안부 장관= 주민투표는 쉽게 말해 지방차지단체의 '국민투표'라고 말할 수 있다. 지방자치법 14조를 보면 '지자체의 장은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차제의 주요 결정사항 등에 대해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지자체 장의 판단이 있으면 주민투표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2011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현재 논란이 되는 메가서울과 경기북부특별자치도(경기북도) 설치는 상황이 다르다. 지자체장이 아닌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주민투표 시행 결정 권한을 갖기 때문이다. 주민투표법 8조를 보면 '지자체를 폐지하거나 설치하거나 나누거나 합치는 경우(폐치분합) 또는 지자체의 구역을 변경하거나 주요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국가정책 수립에 대해 주민의 의견을 듣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지자체의 장에게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 때문에 지자체 폐치분합에 해당되는 메가서울과 경기북도 논의를 위한 주민투표는 해당 지자체 장이 지자체 업무를 총괄하는 행안부에 건의하면, 행안부 장관의 판단으로 실시 여부가 결정된다.

실제로 행안부에 따르면 2004년 주민투표법이 시행된 이후 주민투표는 총 12건(국가정책 6건, 지자체 3건, 주민 3건)이 실시 됐다. 이중 2005년 제주도 행정구역 개편, 충북 청주시-청원군 통합, 2012년 청주-청원 통합, 2013년 전북 전주-완주 통합 등 총 4건의 행정구역 개편안은 모두 행안부 장관이 청구권자로 청구해 주민투표가 이뤄졌다.

◆지방의회 의견청취로 대체 가능 = 다만 행정구역 개편을 위한 절차로 꼭 주민투표만 유효한 것은 아니다. 지방의회의 의견 청취로도 가능하다. 지방자치법 5조는 ‘지자체를 폐지하거나 설치하거나 나누거나 합칠 때는 지방의회 의견을 들어야 한다’와 ‘그러나 주민투표를 진행한 경우는 (지방의회 의견 청취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한다. 관할구역 변경을 위해서는 지방의회의 의견청취나 주민투표 둘 중 하나 이상을 반드시 진행해야 절차상 유효한 것이다. 꼭 찬성을 받아야만 개편에 나설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 여론이 반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 의견이 나올 경우 행정구역 개편이 좌초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최근 주민투표가 난항을 보이자 지방의회 의견청취를 고민하고 있는 경기도의 안이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는 않다.

지방의회 의견청취는 관련 동의안이 의회에 올라오면 일반적인 의안 처리 절차인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 과정을 거쳐 의결된다. 하지만 경기북도 신설안은 서울시 통합을 원하는 김포시와 고양특례시, 구리시 등 대상이 되는 일부 지자체 의회가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지방의회에서 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이보다 더 폭넓게 의견을 확인해야 하는 주민투표를 진행해야 한다. 이 경우 또 행안부 장관의 결정이 중요해진다.

메가서울을 위한 논의는 주민투표 범위 결정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장관은 지난달 한 세미나에 참석해 "김포시 서울 편입을 위해 주민투표를 한다면 김포시만 하고 서울시와 경기도는 의회 의결로 갈음하는 방법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경우 어느쪽만 주민 의견을 묻고 왜 다른 지역은 의회 의결로 진행하느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사회부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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