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하는 등 이례적인 중동 순방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교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동성이 커지고 있는 국제유가의 방어문제와 함께 중동정세를 논의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리야드 왕궁을 직접 방문해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동했다. 푸틴 대통령은 "어떤 것도 우리 양국의 우호관계 발전을 방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다음 회담은 모스크바에서 열려야한다"며 사우디와의 우애를 과시했다. 해당 발언에 빈 살만 왕세자도 "물론 준비 돼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양국은 정치, 경제, 인도주의 분야에서 안정적이고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지금,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의 정보와 평가를 교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교전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국제유가 안정화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양국간 무기거래 및 무역 문제 등 전반적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추가 감산 발표에도 유가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푸틴 대통령의 전격적인 중동순방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푸틴 대통령이 중동을 직접 방문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전인 2019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는 중국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속에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대비 4.1% 급락한 배럴당 69.38달러를 기록해 5개월여만에 7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장대비 3.8% 떨어진 배럴당 74.30달러로 마감됐다.
사우디 방문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UAE 아부다비를 찾아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도 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과 나흐얀 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및 우크라이나 상황, OPEC+를 통한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는 수호이(Su)-35S 전투기 5대의 호위를 받았다고 러시아 당국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이어 7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회담하며 중동외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