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기자
내년 총선을 5개월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 취임 이후 당이 사당화되고 있다는 지적부터 극성 팬덤 정치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수 없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등 이 대표를 향해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 비명계 혁신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모든 정책과 비전은 '당 대표 방탄' 속에 매몰돼 버렸다"며 "당 대표의 리스크가 윤석열 정권의 모든 실정을 덮어버리고, 윤석열은 이재명 대표 체제 때문에 유지되는 적대적 공생이 한국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들은 "이재명 당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우리 당은 중앙당사 압수수색, 당 대표 소환 조사, 당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와 같은 검찰 수사에 대응하느라 모든 당력을 소진했다"면서 "그 사이 당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번복이 있었고, 국민에게 약속한 선거법마저 퇴행의 기로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 민심을 총결집시키는 것이야말로 민주당의 임무이자 숙제"라며 진보진영과 여러 시민사회 세력과 과감한 연대를 통해 통합의 민주당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김종민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당통합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총선이 가까워지면 척을 졌던 세력들도 규합해서 통합의 스크럼을 짜는 것이 원칙이고 상식"이라며 "민주당이 강서구 선거에서 이겼지만 압도하는 총선이 된다는 것은 오만한 판단이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상황들을 보면 이낙연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 시민사회에서 민주당에 요구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민주당에 대해 걱정하고 우려하는 목소리를 하나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오만함으로는 절대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의 민주당만으로 가면 (총선서)이길 수 있다'(라는 생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며 "(이 대표가)통합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친한 사람들끼리 모이는 것이 통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윤영찬 의원은 이 대표가 최근 페이스북에 총선을 위한 내부 단결과 통합의 메시지를 낸 것에 대해선 "환영할만한 것"이라면서도 "단순 메시지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그런 일들을 실천으로 옮기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고 목소리를 듣고 당의 변화로 수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칙과 상식뿐만 아니라 민주당 원로들도 이 대표를 향해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은 CBS 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가 나라를 위해 중대한 결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 상임고문은 "자기(이 대표) 때문에 민주당이 소위 사법 리스크에 꽁꽁 묶여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며 "(강성) 지지자들이 원외에도 있지만, 원내에도 무지막지한 발언들을 많이 하는데, 정치의 품격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품격이 완전히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를 향해 대표직 사퇴를 압박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당 일각에서 '이재명 대안 부재론'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선 "당의 대표가 그렇게 할 사람이 없나"라며 "지금과 같은 체제에서는 당에 대해서,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 아무 소리 못 하니까(대안이 없다고 말하는 것)"라고 말했다.
원칙과 상식은 오는 10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당의 혁신을 소망하는 국민들과 집회를 열고, 이 대표가 수용해야 하는 내용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이들은 "당의 혁신을 절절히 소망하는 당원 및 국민들과 인간띠를 잇는 첫걸음을 내딛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