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기자
'뱅크시(Banksy)'는 1990년대 이후로 활동 중인 정체불명의 영국 화가로, 그라피티 아티스트와 사회운동가,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항상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남들이 보지 않을 때 작품을 만들고 사라진다. 인터뷰를 통해서 대면한 사람도 극소수다.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공개한 이후에야 그의 작품임을 알게 된다. 신상이 거의 알려지지 않으면서 '얼굴 없는 화가'로 불린다.
한때 스위스의 예술가 매트흐 드 카송(본명 : 에드먼드 샤프라 주니어, Ma?tre de Casson)이라는 추측이 나왔으나 카송 본인이 부인했고, 연령대도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 등에 따라 뱅크시가 아닌 쪽으로 기울고 있다.
가디언 언리미티드 인터뷰 등에 따르면, 뱅크시는 1974년생, 본명은 로버트 뱅크스, 백인이며, 영국의 항구도시 브리스톨에서 태어나 14세 때부터 낙서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뱅크시의 정치·사회적 풍자가 담긴 작품이 전 세계 도시의 벽과 거리, 다리 위에 등장하면서 거리 미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높아졌다. 그의 그라피티는 지루하지 않은 미술을 추구하면서 뱅크시가 유명해지자 벽 그림이 귀한 대접을 받기도 했다.
뱅크시의 작품은 예술계에 대한 비판과 반전, 반권위적인 성향을 띈다. 작품의 대부분이 자본과 권력에 대한 조롱, 전쟁과 소비에 대한 반대가 강해 전위적이고 실존주의·허무주의적 미술관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 '선물 가게를 지나야 출구'라는 자신이 작업하는 과정과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했지만, 얼굴은 여전히 공개하지 않았다.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받았고, 국내에도 개봉됐다. 2020년 영국에서 그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뱅크시'가 개봉됐고, 국내에서는 2022년 8월에 개봉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로 결정한 이후인 2017년 영국과 유럽 대륙을 잇는 주요 통로인 도버 여객항 근처에 그려진 뱅크시의 벽화가 건물 철거로 사라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사다리를 탄 한 일꾼이 EU 깃발 안에 그려진 노란색 별 하나를 망치로 깨서 없애는 모습으로 '브렉시트(Brexit)'를 풍자한 그림이다. 뱅크시는 벽화가 그려진 뒤 대리인을 통해 이 그림이 자신의 작품이 맞다고 밝혔다. 이 벽화의 가치는 약 100만 파운드(약 16억원)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