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을 오는 30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고객에게 인도하는 행사를 연다. 그러나 사이버트럭의 복잡한 생산 시스템으로 인해 테슬라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생산 과정에서 부딪힌 여러 문제점을 설명하는 기사를 실었다. 특히 블룸버그는 "사이버트럭은 이미 테슬라에게 생산 악몽(production nightmare)"이라고 전했다.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차체에 스테인리스강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스테인리스강은 견고하고 부식에 강해 자동차의 내구성을 높여준다. 일론 머스크는 스테인리스강을 자신이 설립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에도 사용할 것이라고 밝힐 만큼 해당 소재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일반적인 소재보다 무거운 스테인리스강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초경량 합금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강도가 높아 용접 등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상황이다. 특히 완전한 방탄이 가능한 두께로 만들려면 성형과 조립의 어려움은 더 커진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사이버트럭에 탑재되는 '4680' 배터리 양산도 테슬라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테슬라가 직접 개발한 이 배터리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기존 배터리보다 16%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전히 생산량을 확대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테슬라가 사이버트럭과 전기 세미트럭 '세미'를 대량 생산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또 이 차가 도로에서 주행하기 시작한 뒤에는 수리의 어려움에도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스테인리스강의 단단한 재질과 두께는 찌그러짐과 긁힘에 더 강할 수 있지만, 일단 조금이라도 흠집이 생기면 복원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이다.
과거 스테인리스강을 쓴 자동차는 40여년 전 '드로리안 모터'가 출시한 바 있는데, 이후 오랫동안 이 차의 외형을 복원해온 크리스 니콜슨은 그 어려움에 대해 "절대적인 지옥을 이겨내야 한다"고 표현했다. 게다가 현재 스테인리스강 소재를 다룬 경험이 있는 수리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사이버트럭이 출시되면 "사람들이 이 (수리) 작업을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니콜슨은 전망했다.
앞서 머스크는 사이버트럭 생산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중순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사이버트럭 생산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우리는 사이버트럭으로 우리 자신의 무덤을 팠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들 탓에 머스크는 지난달 실적 발표 당시 내년에 사이버트럭 인도량을 어느 정도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정확한 수치를 내놓지 않았다. 대신 그는 "급진적이고 혁신적인, 사이버트럭처럼 정말 특별한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모방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며 "자동차 자체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만드는 방법도 발명해야 한다. 미지의 영역일수록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편 사이버트럭 공식 출시를 앞두고 테슬라 주가는 4% 이상 급등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 거래일보다 4.51% 급등한 246.72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