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정인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023 범죄예방대상 시상식'에서 촬영한 단체 사진이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반적으로 조직의 수장이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는 것과 달리, 한 장관은 잘 보이지 않는 구석에 서서 깃발을 펼치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해당 사진은 2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2023 범죄예방대상' 시상식에서 찍힌 것이다. 이 시상식은 법무부가 주관해 대한민국 법질서 확립과 발전에 기여한 기관 및 개인을 포상한다.
이날 한 장관은 "지역 사회 범죄 예방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수상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 모두 범죄 예방의 한 뜻으로 국민의 안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줄 것을 부탁드리며, 자원봉사자들과 동료 여러분들이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격려했다.
시상을 마치고 수상자 등 37명이 찍은 단체 사진에서 한 장관은 사진 맨 왼쪽 가장자리에 서서 깃발을 펼쳐 들었다. 일반적으로 단체 사진을 촬영할 때는 행사를 주관하는 조직의 수장이 한 가운데에 자리 잡는데, 관례를 깨고 구석자리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평이 나온다.
한 장관의 이같은 '위치 선정'은 취임 이후 주력해왔던 '수평적 조직 문화 만들기'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한 장관은 2022년 5월 취임 이후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조하며 불필요한 의전을 폐지해왔다. 장·차관을 포함한 간부를 호칭할 때 '님' 자를 쓰지 말라고 지시했고, 출퇴근 시 직원들이 관용차 문을 대신 여닫는 의전도 금지했다. 최근에는 부하 직원이 상사를 수행할 때 상사의 왼쪽 또는 한발짝 뒤에서 뒤따르도록 하는 등 '교정공무원 간 불필요한 예절 규정 폐지'를 지시하기도 했다.
한 장관이 권위주의를 타파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일례로 해외 출장에서는 일등석 대신 비즈니스석에 탑승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또 지난 6월에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 국회 본회의 출석을 위해 관용차에서 내린 후 함께 걷던 보좌진에게 우산을 씌워줘, 의전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의전을 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이는 2021년 8월 강성국 당시 법무부 차관의 '황제 의전' 논란과 비교되며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