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하기 겁나'…담뱃재 뿌리고 탈의까지, 무인 매장서 '난장판 소동'

경남 거제서…동일인 하루 세 번 매장 찾아
경찰, CCTV 토대로 용의자 추적 중

경남 거제시의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에서 한 남성이 진열된 물건을 마음대로 버리고 매장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소동을 벌여 경찰이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27일 거제시에서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을 운영하는 40대 A씨에 따르면 그가 운영하는 고현동 매장에 지난 26일 오전 4시10분께 한 남성이 들어왔다.

이 남성은 진열된 물건을 손에 잡히는 대로 여러 봉투에 담은 다음 매장 여기저기에 봉투를 던져놓기 시작했다. 이어 음료수를 꺼내서 마시거나 옷을 벗고, 담배를 부러트린 뒤 담뱃재를 바닥 곳곳에 뿌려 어지럽히기까지 했다.

경남 거제의 한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에서 한 남성이 물건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다.[이미지출처=매장 폐쇄회로(CC)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약 30분에 걸쳐 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매장을 떠났던 이 남성은 같은 날 오전 8시11분께 이곳을 다시 찾았다. 앞서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여전히 매장 물건을 어지럽히고 물건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급기야 이번에는 하의를 벗어 갈아입기도 했다.

이러한 행동을 벌이고 있던 가운데 한 여학생이 매장 안에 들어오자 남성은 갑자기 봉투를 꺼내 매장 내 물건을 담아 학생에게 건넸다. 잠깐의 대화가 오간 뒤 물건을 받고 매장을 나간 여학생은 10여분 후 친구들과 이곳을 다시 찾아 물건을 제자리에 올려뒀다. 이후 친구에게 부탁해 매장에 적힌 연락처로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학생은 이 남성이 자신에게 "너희 학교와 이름 아니까 찾아가겠다고 협박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여학생의 전화를 받고 매장에 도착한 A씨는 난장판이 된 매장 모습을 보고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

A씨에 따르면 분실된 물건만 약 10만원어치에 달했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이날 오후 9시30분께 이 남성은 세 번째로 매장을 찾아와 정리된 물건을 쓰레기통에 다시 버리고, 입고 있던 패딩도 쓰레기통에 던져 넣은 뒤 이곳을 떠났다. 이러한 남성의 기이한 행동은 매장 내 설치한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A씨는 같은 일이 또 발생할까 봐 두렵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가끔 물건을 훔쳐 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 정도로 난장판을 만들고 여러 번 난동을 피운 적은 처음이다"라면서 "또 매장을 찾아 같은 짓을 반복할까 봐 영업하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이 남성의 뒤를 쫓고 있다.

이슈2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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