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기자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탈당과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시사한 비이재명계 이상민 의원을 향해 "21세기 '꺼삐딴 리(기회주의자)'가 되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회를 찾아 떠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니 말리지 않겠지만, 민주당을 매개로 당내 정치까지 혼란스럽게 만들지는 마시길 부탁드린다"며 "헤어질 결심을 굳히신 거라면 그냥 조용히 떠나시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상민 의원님께서는 2004년 열린우리당에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됐고, 2008년 선거에서 공천 탈락하자 보수정당에서 공천받고 국회의원이 됐다"며 "그러고선 성향이 안 맞는다며 다시 탈당해 민주당으로 넘어왔고, 이후 민주당에서 3차례의 기회를 더 받고는 의원직을 유지해 5선 의원이 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또다시 국민의힘이 환영하면 가겠다 하신다. 심지어 여러 차례 하신 인터뷰를 보면 공천 주면 가겠다는 것으로 읽힌다"며 "기회주의 정치를 보는 것 같아 후배 정치인으로서 참으로 부끄럽다. 이제 후배들에게 무엇을 배우라 말하실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고로 5선 국회의원이면, 20년 이상 정치를 했고 원로이자 국가의 어른으로 무게감과 큰 책임감을 가지는 게 당연하다"며 "대체 무슨 염치로, 또다시 보수정당에서 정치를 이어가겠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시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심지어 최근까지 이재명 대표께 선당후사를 요구해오셨다"며 "이 의원께서는 대체 당을 위해 어떤 책임과 무게를 짊어져 오셨나. 특유의 소신과 쓴소리는 그저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기 위해, 탈당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합리화하려는 큰 그림이었을 뿐인가"라고 했다.
한편 전 의원이 언급한 '꺼삐딴 리'는 1962년 발표된 유명 단편소설이다.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 전후까지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의사 이인국은 도덕적 기준이나 신념 없이 자신의 이익에 따라 변절을 반복하는 기회주의적 인간으로 묘사된다. 소설에서 이인국은 일제 강점기에는 친일파, 광복 직후에는 친소련파, 1·4 후퇴 이후엔 친미파로 변절을 거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