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줄 장난감 안팔리네'…산타할아버지, 단축근무해야할 판

고물가·성장 둔화에 민간소비 여력 감소
블랙프라이데이에도 장난감 판매량 뚝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들이 지난해만큼 바쁠 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전해줄 선물이 확 줄어들 전망 때문이다.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주문이 몰려야 할 시점이지만, 소매업체 주문 물량이 평년보다 적다는 보도도 나왔다.

16일(현지시간) 해외 주요 외신들은 글로벌 장난감 제조기업 임원들을 인용하며 올해 11월 블랙 프라이데이·12월 크리스마스 기간 장난감 판매량이 평년과 비교해 눈에 띄게 감소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주요 외신은 “전 세계 소비자들이 높은 물가, 경제성장 둔화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들이 우선순위인 식자재 등 필수품을 사고 나면 소비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세계 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같은 날, 글로벌 주요 금융사와 경제학자들은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 2.9%, 내년 2.6%로 둔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유럽과 영국에서 경미한 침체(mild recessions)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런 전망은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장난감을 만드는 핫휠(Hot Wheel)의 ‘스콜피온 플레이 세트’는 영국 아마존닷컴에서 2020년에 35파운드(약 5만6400원)였는데 올해는 60파운드(9만6600원)이다.

앞서 트랜스포머 피규어 제조사 해즈브로, 바비인형 제조사 마텔 등도 올해 장난감 업계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보다 시장 상황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패션 인형 브라츠 제조사인 MGA 엔터테인먼트 대표(CEO) 아이작 라리안은 매체에 "올해 크리스마스 기간을 포함한 연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12%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2021년 11월24일, 뉴욕 맨해튼의 FAO 장난감 가게에 바비인형들이 전시돼있다. [사진출처=로이터·연합]

브라츠 인형은 네 가지의 다양한 피부색을 한 채 파격적인 탱크톱, 나팔바지, 미니스커트를 입은 인형으로 출시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앞서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02년에는 패션 인형 판매 순위 부동의 1위를 차지하던 바비를 당당히 제치기도 했다.

세계 경제의 우울한 전망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트랜스포머나 스파이더맨 같은 액션 피규어도 피해 갈 수 없었다. 액션 피규어의 전 세계 매출은 2% 감소할 전망이다.

S&P글로벌 시장 정보의 무역 데이터 분석업체 판지바에 따르면 올해 6~8월 미국의 달러 기준 장난감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 급감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미국도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유통업체들의 소비 둔화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월마트가 이날 공개한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주당 6.40~6.48달러로 시장 전망치(주당 6.5달러)를 밑돌았다.

이는 일반적으로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에 대비하기 위해 소매업체들의 주문이 집중되는 기간임에도 수요 하락을 우려해 덜 수입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 대형 소매업체인 타깃 역시 전날 실적을 발표하며 소비 둔화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타깃의 지난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가량 감소했다. 미국의 경제지표에서도 소비 둔화 조짐이 확인되고 있다. 미국의 지난달 소매 판매는 7050억 달러로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월간 소매판매가 줄어든 것은 3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슈2팀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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