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준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재판이 3년여 만에 마무리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 지귀연 박정길)는 17일 오전 10시 이 회장 등 14명에 대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해 구형하고, 재판부는 양형 사유를 듣고 이 회장의 최후진술을 듣는다.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삼성 미래전략실 주도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계획적으로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회계 부정·부정거래를 저지른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재판의 쟁점은 2015년 삼성물산 합병 당시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비율을 마련하기 위한 삼성그룹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제일모직 가치는 부풀리고 삼성물산 가치는 의도적으로 낮췄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도 쟁점 중 하나다. 검찰은 당시 제일모직이 최대주주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재무제표상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콜옵션 관련 회계처리를 위반했으며 이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합병은 경영상 필요에 따른 합법적 경영활동"이라고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삼성 측은 "합병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사업적 필요성, 순환출자 해소 및 지배구조 단순화 등 규제환경 변화나 사회적 요구에 대한 부응, 물산의 경영권 안정화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추진된 것"이라고 맞섰다.
합병은 삼성물산 주주에게 손해를 입힌 배임행위라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삼성은 " 이사회 등 경영진은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합병을 추진했으며 합병으로 회사와 주주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선고 공판은 통상 결심 공판 1~2달 뒤로 잡히는 만큼 이 회장 재판은 이르면 연내에 선고까지 끝날 수 있지만, 법조계는 선고 공판은 내년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