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합병’ 1심 재판 3년만에 마무리… 檢 몇년 구형할지 주목

檢 "경영권 승계 목적으로 합병… 회사·주주에 손해 발생"
삼성 "경영상 필요에 따른 합병… 규제 환경 변화에 따른 것"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재판이 3년여 만에 마무리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 지귀연 박정길)는 17일 오전 10시 이 회장 등 14명에 대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해 구형하고, 재판부는 양형 사유를 듣고 이 회장의 최후진술을 듣는다.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삼성 미래전략실 주도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계획적으로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회계 부정·부정거래를 저지른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재판의 쟁점은 2015년 삼성물산 합병 당시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비율을 마련하기 위한 삼성그룹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제일모직 가치는 부풀리고 삼성물산 가치는 의도적으로 낮췄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도 쟁점 중 하나다. 검찰은 당시 제일모직이 최대주주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재무제표상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콜옵션 관련 회계처리를 위반했으며 이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합병은 경영상 필요에 따른 합법적 경영활동"이라고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삼성 측은 "합병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사업적 필요성, 순환출자 해소 및 지배구조 단순화 등 규제환경 변화나 사회적 요구에 대한 부응, 물산의 경영권 안정화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추진된 것"이라고 맞섰다.

합병은 삼성물산 주주에게 손해를 입힌 배임행위라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삼성은 " 이사회 등 경영진은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합병을 추진했으며 합병으로 회사와 주주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선고 공판은 통상 결심 공판 1~2달 뒤로 잡히는 만큼 이 회장 재판은 이르면 연내에 선고까지 끝날 수 있지만, 법조계는 선고 공판은 내년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사회부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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