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에 감시인력비에…'셀프계산대' 후회하는 기업들

월마트·코스트코·英 부스 등 셀프계산대 폐지
계산 오류에 절도 등 감시비용 들고 손실 높아

미국과 영국에서 인건비 절감 목적으로 도입했던 셀프계산대가 손실 증가와 소비자 불만 등 관리 비용이 커져 점차 사라지고 있다.

월마트·코스트코, "셀프계산대 축소 혹은 폐쇄 방침 시행"

월마트의 셀프계산대

15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월마트와 코스트코, 영국 슈퍼마켓 체인 부스는 셀프계산대를 없애는 방침을 시행하고 있다.

월마트는 비용 절감 목적으로 지난 수년 동안 전국 매장에서 점원이 있는 계산대 가운데 75%를 셀프계산대로 교체했다. 그러나 셀프계산대 때문에 절도로 인한 손실이 늘자 매장을 리모델링하면서 셀프계산대를 아예 없애거나 대폭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초 월마트는 뉴멕시코 일부 매장에서 셀프계산대를 없앴다.

최근 코스트코는 회원이 아닌 사람이 다른 사람의 멤버십 카드를 몰래 사용하는 일이 빈번해지자 셀프 계산대에 더 많은 직원을 두게 됐다. 코스트코는 회원 등록을 해야만 물품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결국 셀프계산대 도입으로 셀프계산대를 관리하기 위한 인력 비용이 증가한 것이다.

미국 로체스터에 본사를 둔 식품점 웨그먼은 식품 스캔, 포장, 결제를 한 번에 끝내는 모바일 셀프 체크아웃 앱 서비스를 종료했다. 웨그먼은 성명서에서 "셀프 체크아웃 앱의 편리함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지만, 손실로 계속 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됐다"라고 밝혔다

부스는 28개 매장 가운데 두 매장을 제외한 모든 매장에서 셀프 계산대를 없앤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확대…"스캔하지 않거나 위조바코드까지 사용해 절도…손실률 두 배 이상"

[이미지출처=픽사베이]

대형 마트들은 1980년대 초반 처음으로 셀프계산대를 도입했고, 2000년대 초반 대중화됐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셀프계산대는 치솟는 인건비를 절감하는 대안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셀프계산대 사용에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서 셀프계산대 도입을 주저하고, 기존 셀프계산대마저도 폐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객들이 셀프계산대에서 과일이나 채소를 구매할 때 일부러 바코드를 잘못 찍는 경우가 늘었다. 유기농 당근을 구매해놓고 가격이 더 싼 일반 당근으로 계산하는 식이다.

주류 구매 시에도 직원이 셀프계산대로 와서 고객의 나이를 확인해야 하므로 오히려 시간이 지체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셀프계산대의 허점을 노린 도둑들도 기승을 부렸다.

이들은 물건을 스캔하지 않거나, 위조 바코드를 스캔해 결제했다. 또 모든 물건을 스캔한 다음 계산하지 않고 걸어 나가는 수법도 적발됐다.

외신은 "셀프계산대 및 앱을 사용하는 기업들의 손실률은 약 4%로 업계 평균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전했다.

이슈2팀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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