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 신축 전세 10억→14억'…심상찮은 서울 전셋값 상승세

11월1주 기준 25주 연속 오름세
강남 등 고가 신축 위주로 수억 올라
"고금리에 매매 수요 전세로 유입"

#서울 강남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84.6㎡는 지난 1일 역대 가장 높은 전세가 14억원을 경신했다. 지난해 미국발(發) 고금리 여파로 '전세기피, 월세선호' 현상이 짙어지면서 입주장이던 올해 3월 10억~11억원대에 거래되던 단지다. 개포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월세 상승에 임차 수요가 다시 전세로 넘어오고, 최근 매매 대신 전세를 택하는 이들도 늘면서 전셋값이 3억원 이상 뛰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25주 연속 올랐다. 특히 강남권 등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연초 대비 수억원 이상 급등하고 있다. 정부의 대출 옥죄기, 고금리 장기화에 매매 수요가 임차 수요로 바뀌면서 전세 시장이 급반등하는 모양새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 전보다 0.21% 오르며 2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름폭도 지난주(0.19%)보다 더 커졌다.

지역별로 보면 성동구(0.52%)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양천구(0.37%), 용산구(0.35%), 송파구(0.35%), 동대문구(0.27%), 강동구(0.25%) 등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조회해보면 고가 단지 중심으로 연초보다 수억원 이상 전셋값이 오른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84.97㎡의 경우 지난달 11일 최고가인 20억원에 전세 세입자를 찾았다. 8월 중순만 해도 실거래가가 17억원이던 곳으로, 2개월 만에 3억원이 오른 셈이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진 결과 매매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역세권 대단지 등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대신 전세를 찾는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세를 꺾기 위해 대출 옥죄기에 나선 만큼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 “매매 수요 축소에 따라 임대차 시장으로의 추가 수요 유입이 예상되고 내년 입주 물량도 감소해 전셋값이 상승할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금리가 지속돼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 전셋값도 결국 하락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7∼10월 체결된 전·월세 재계약(갱신계약) 중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경우는 34.5%였다. 올 상반기 32.8% 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2년 임차계약 만기 뒤 임차료 상승률을 5% 이내로 제한해 재계약을 요구하는 제도다. 세입자로선 전셋값이 상승세일 때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건설부동산부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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