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순기자
식품업계에서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설탕을 뺀 제로 슈거 제품이 주목받고 있는데, 한편에서는 설탕 범벅인 '탕후루' 판매량이 단기간에 1100% 이상 증가하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7일 시장조사 전문 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전국 만 14~69세 소비자 2만명의 개인 소비 데이터를 분석한 구매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4억3000만원 규모였던 탕후루 구매액은 5월 11억5000만원으로 171% 증가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54억원까지 늘어 5개월 새 1168%나 상승했다.
꼬치에 작은 과일을 꿰 설탕물을 입힌 탕후루는 초등학생 등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 먹을거리는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설탕 시럽과 꼬치가 거리를 더럽힌다는 이유로 '노(NO) 탕후루존'이 생기고, 청소년의 당 과다 섭취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회 국정감사에 탕후루 프랜차이즈 대표가 증인으로 불려가기도 했다.
탕후루만큼은 아니지만 역설적으로 제로 슈거 제품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엠브레인 구매빅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제로 슈거 관련 식품 구매액은 48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3% 성장했다. 지난 7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설탕 대체제인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면서 이와 관련이 있는 제로 슈거 제품에 대한 관심이 잠시 주춤한듯했으나 이후로도 높은 구매액을 유지하고 있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설탕을 제거한 제로 슈거 식품과 설탕 범벅의 탕후루를 동시에 즐기는 이 모순된 현상을 통해 소비자들이 선택적으로 식품을 섭취한다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면서 "탕후루는 건강과 별개로 '재미'를 위해 선택하는 수단이고, 제로 슈거 식품은 탕후루로 늘어난 당 섭취량을 줄이기 위한 '대안'처럼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