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용변 후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씻는 '올바른 손 씻기'를 실천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8월 14일~9월 13일 국제한인간호재단과 함께 성인 4795명(관찰조사 3217명·설문조사 1578명)을 대상으로 손 씻기 실태를 조사한 결과, 용변을 본 뒤 손을 씻은 비율은 71.1%였다. 이는 전년(66.2%) 대비 4.9%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손을 씻은 사람 중에서 비누로 손의 모든 표면을 문질러 30초 이상 손을 씻은 경우는 11.2%였다. 이 역시 전년(5.9%)보다 개선된 것이긴 하나, 제대로 손을 씻는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머무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누를 사용해 손을 씻은 비율은 25.4%로, 전년(29.4%) 보다 감소했다.
공중화장실에서 손을 씻는 전체 시간은 평균 11.3초로, 지난해 10.5초 대비 소폭 길어졌다. 비누 거품으로 손을 비벼 닦는 시간도 지난해 5.3초보다 약간 길어진 7.0초였다.
설문에 참여한 성인들에게 공중화장실을 사용하고도 손을 씻지 않는 이유를 묻자 '귀찮아서'(38.8%)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바빠서'(25.0%), '습관이 되지 않아서'(15.2%)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손을 씻지 않은 경우를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1593명)의 37.5%가, 여성(1624명)의 20.4%가 용변을 보고도 손을 씻지 않았다. 연령별로는 20~30대(23.3%), 40~50대(28.4%), 60세 이상(36.6%) 순으로 나타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손을 씻지 않는 비율도 올라갔다.
손을 씻을 때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손이 심하게 더럽지 않은 것 같아서'(30.8%)라고 답한 경우가 3명 중 1명꼴이었고, '귀찮아서'가 23.6%, '바빠서'는 17.3%였다. 응답자들은 종이 타월 비치(27.8%), 액체비누 설치(23.1%), 위생 상태 개선(19.8%) 등이 이뤄진다면 손 씻는 비율이 올라갈 것으로 봤다.
질병청은 "이번 조사로 '손 씻기 실천율'이 지난해 대비 증가하는 등 손 씻기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올바른 손 씻기' 실천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 질병예방센터에 따르면 올바른 손 씻기를 실천하면 호흡기질환의 20%, 설사 질환의 30%를 예방할 수 있다.
질병청은 제16회 세계 손 씻기의 날(10월 15일)을 맞아 감염병 예방을 위한 올바른 손 씻기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대국민 인식도 제고를 위한 온·오프라인 홍보 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질병청은 특히 식사 전후와 화장실 이용 후에는 반드시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씻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