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쓰고 소나 키워' 신발로 임직원 폭행한 女조합장

직원들 고소하자 "술 취해 기억 안나" 해명
피해 직원들, 전치 2주 진단 불안장애 호소

전북의 한 축협 조합 임직원들이 조합장으로부터 폭행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일 전북 순창경찰서는 도내 한 축협 조합장인 60대 여성 A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3일 오후 11시경 해당 축협이 운영하는 순창군의 한 음식점에서 임직원들에게 ‘사표를 쓰라’는 폭언과 함께 신발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상황이 담긴 음식점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남성 임직원에게 무언가를 말하더니 갑자기 신고 있던 신발을 벗었다. 이어 직원을 신발로 때리고 팔로 밀쳤다. [사진출처=연합뉴스tv]

당시 상황이 담긴 음식점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남성 임직원에게 무언가를 말하더니 갑자기 신고 있던 신발을 벗었다. 이어 직원을 신발로 때리고 팔로 밀쳤다.

A씨는 "내가 아까 왔는데 인사 안 했잖아. 네가 사표 안 쓰면 내가 가만 안 둘 테니까 사표 써. 그리고 소 잘 키우세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말리던 다른 남성 임직원에게도 신발을 휘둘렀다.

피해 직원들은 전치 2주의 상해 진단을 받았으며 불안장애를 호소하고 있다. 피해 직원 B씨는 "밤 11시에 오셔서 불 안 켜준다는 이유로 폭행을 시작했다. 그동안 생활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구나 (생각이 들어서) 모멸감이 엄청났다"고 토로했다.

피해 직원들은 전치 2주의 상해 진단을 받았으며 불안장애를 호소하고 있다. 피해 직원 B씨는 "밤 11시에 오셔서 불 안 켜준다는 이유로 폭행을 시작했다. 그동안 생활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구나 (생각이 들어서) 모멸감이 엄청났다"고 토로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tv]

반면 해당 사건에 대해 A씨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는 "술을 한잔 먹었는데 그걸 먹고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 기억이 나면 좋겠다. 나도 미치겠다. 내가 잘했다고 안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피해 직원들은 A씨가 2019년 당선되고 올해 재선에 성공한 이후 5년간 폭언·폭행 등 갑질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결국 피해직원들은 다음날 사표를 제출하고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피해직원 중 한 명은 정신적 충격 등으로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고소인을 불러 고소장 내용을 확인했다"며 "식당 내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해 폭행 여부 등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축협 노조 측도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신청하고, 농협중앙회에 감사를 요청했다.

이슈2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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