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투기 경고…환율방어 개입 속도

위안화 가치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중국 당국이 위안화 투기 등 외환시장 교란 행위를 단속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중국 국영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달러를 파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당국이 적극적인 환율 개입 의지를 시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1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베이징에서 전국 외환시장 자율규제 관련 특별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외환시장의 상황과 위안화 환율 문제가 논의됐다.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은 1994년 클린턴 행정부 이후 25년 만이다. 6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지폐를 정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의 기본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 여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과도한 환율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할 때 조치를 취하고, 일방적인 시장 흐름을 단호히 시정하며,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의식적으로 시장의 안정을 유지하고, 시장을 질서 있게 조성해야 한다"면서 "투기·선동과 기타 외환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를 단호히 근절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위험 중립을 준수하고, 맹목적으로 추세를 따르지 않으며, 한쪽에만 베팅하지 않으며 재산 안전을 유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지난 8일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351위안을 기록, 16년 만에 최고를 찍으며 가치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환율에 대해 이날 회의에서는 "위안화는 달러에 대해 평가절하됐지만, 그 외 주요 통화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외환시장은 안정적이고, 시장 전망도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중국 경제가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물가(CPI)는 전년 대비 증가율이 바닥을 지났고, 수출입 데이터도 예상보다 우수하다"면서 "부동산 정책 효과가 점차 나타나며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인민은행의 발언은 보다 적극적으로 환율 방어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인민은행의 발표는 국영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달러를 파는 가운데 나왔다"면서 "인민은행이 필요시 대응 조치를 강화할 것임을 시사하며 위안화 안정화에 대한 강력한 신호를 발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인민은행의 성명 발표 후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2위안대까지 내려갔다.

국제1팀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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