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기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북한 정권을 이끌어갈 유력 후계자가 됐다는 관측에 동의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5성 장군 박정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에게 무릎을 꿇고 귓속말을 하는 장면이 공개된 것을 두고 "이미 지금 김주애가 후계자가 됐다, 세자가 됐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반 무릎을 꿇었는데 북한의 세자 저하가 됐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8일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김주애는 지난 2월 열병식에선 모친인 리설주와 함께 뒷자리 귀빈석에 앉았던 것과 달리 이번엔 김 위원장의 옆자리인 '주석단 특별석'에 앉았다.
이에 김주애가 북한 정권을 이끌어갈 유력 후계자로 부상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지난 9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김주애가 북한 정권을 이끌어갈 후계자로서 후계자 훈련을 받고 있다는 정황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유교문화가 강한 북한에서 딸을 후계자로 삼지 않을 것이란 일각의 분석에 대해선 "북쪽이 우리보다 먼저 남존여비 낡은 사상을 탈피했고 남녀평등을 먼저 외치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정 전 장관은 "백두혈통을 그동안 강조해왔기 때문에 김정은의 자녀 중에서 후계자가 나와야 하는데 자녀가 아들이 있고 딸이 둘이 있다더라"며 "셋 중에 가장 똑똑한 놈을 시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영국에서 엘리자베스 2세가 아들을 놔두고 어찌 여왕이 됐나"라며 "아들을 내세울 수 없는 상황이면 딸을 시킬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