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계획 세울 때 뭘보나…여행사 앱보다 유튜브·SNS'

컨슈머인사이트, 여행 정보채널 이용의향 조사
유튜버·인플루언서 '실제 경험' 대세로 떠올라
여행지 소개보다 '체험' 선호 추세

국내 여행객들은 여행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유튜브'나 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가 몰고 온 변화로, 기존의 주요 정보 유통 채널로 꼽히던 여행사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웹 사이트를 대체하는 '신흥 강자'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4일 소비자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매주 500명(연간 2만6000명)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응답자 6022명 가운데 38%는 국내여행 계획을 세울 때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유튜브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주요 정보 채널 가운데 이용 의향 비중 33%를 기록하며 순위권에 진입하자마자 1위에 올랐다. 이후 2021년과 지난해에 비중이 각각 39%로 상승했고, 올해도 계속 선두를 지키고 있다.

2위는 인플루언서의 SNS로 응답 비중은 30%를 차지했다. SNS는 2017년부터 26~27% 수준을 유지하다가 코로나19를 계기로 2021년 32%까지 이용 의향 비중을 높인 뒤 유튜브와 양강 체제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반면 코로나19 이전까지 1위를 달렸던 여행사 사이트나 앱(네이버여행+, 트립어드바이저 등)은 이용 의향 비중이 2017년 36%에서 2020년 27%로 떨어진 뒤 계속 3위에 머무르고 있다. 공공성이 강한 지자체의 공식 사이트도 2017년 27%에서 내리막길을 걷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18%까지 하락해 지난 7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여행 정보채널 이용의향 추이[사진제공=컨슈머인사이트]

컨슈머인사이트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여행객들이 특정 장소나 여행 자원에 대한 소개와 설명을 원하던 과거와는 달리, 시의성 있고 생생한 개인 '체험 정보'에 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방식이 소통과 공감을 선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등 젊은 소비자층의 취향과도 맞아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여행 목적지를 정하는 데 '특정 장소'보다 '특정 개인'의 체험 정보가 훨씬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코로나19로 여행시장이 위축되면서 여행사나 지자체가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고, 그 빈자리를 영향력이 있는 개인들이 채운 결과로도 볼 수 있다.

트렌드를 반영하듯 여행을 소재로 다루는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기존에는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를 패널로 활용했으나 최근에는 유튜브나 SNS를 통해 인지도를 높인 여행 전문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를 전면에 내세운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소비자들이) 여행 분야에서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취향에 맞는 경험을 시행착오 없이 곧바로 접목할 수 있는 ‘큐레이션’을 원한다"며 "유튜브나 SNS에서 접한 정보를 토대로 인플루언서와 비슷하게 일정을 소화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는 상품 판매보다 자신의 특별한 경험을 부각하기 때문에 기존 여행사나 공공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넘어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고 포용할 수 있다"며 "이들 채널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통경제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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