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필기자
국내 면세업계가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을 맞이 하기 위한 프로모션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중국 단체관광 허용 이후 첫 대목으로 꼽히는 다음 달 중추절과 국경절 황금연휴를 겨냥한 것으로, 유커 유치전의 서막이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다음 달 말까지 중국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위챗페이' 이용자 가운데 신세계면세점 전용 적립 솔루션을 개통하거나, 이를 통해 결제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22만5000원에 달하는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다음 달 중추절과 국경절 황금연휴(9월29일~10월6일) 기간 많은 중국 단체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위챗페이와 맞손을 잡은 것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위챗페이와 좋은 파트너 관계로 협업을 진행해왔다"며 "다시 중국 단체 관광이 허용되고 황금연휴가 다가옴에 따라 더욱 적극적으로 여러 혜택과 프로모션을 함께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달에도 위챗페이와 단독 여름 프로모션을 진행 중으로, 명동점에는 이미 위챗페이 안면인식 기기가 20여대 구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다음 달 15일부터 한 달간 알리페이, 유니온페이 등 중국 전용 간편결제 수단 사용 시 즉시 5% 할인을 적용할 방침이다. 또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급별로 면세점 멤버십 등급을 매칭해 구매 금액대별로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백화점은 이 밖에도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해 세계적인 K팝 대표 걸그룹인 뉴진스를 모델로 발탁하는 등 마케팅 행보를 넓히고 있다.
롯데면세점 역시 알리페이, 유니온페이 등 페이먼트 시스템과 연계한 할인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내달 중 시행이 유력하다. 신라면세점은 아직 구체적인 프로모션 내용이 나오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럭셔리 패션과 주류 등 중국인 선호도가 높은 상품 위주로 특별 프로모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면세업계는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 단체여행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유커 방한 준비에 나섰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전용 데스크를 설치하고 주요 관광시설과 연계한 단체관광 상품 개발에도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 달 중추절과 국경절 황금연휴는 한중간 관광이 정상화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상품 개발과 모객 준비 등으로 다소 시간이 필요하지만 남은 기간 고객맞이 준비를 철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중추절과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은 또 업계 3분기 실적 회복 속도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실적 절벽을 경험한 면세업계는 '큰손'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사업자의 매장을 찾은 외국인 수는 156만3046명으로 코로나 전인 2019년(2천1만6150명)에 비해 10분의 1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액도 20조8천129억원에서 16조3901억원으로 21.3% 급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