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훈기자
최서윤기자
국내 배터리 양극재 '빅3'의 상반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겼다.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생산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는 양극재 기업들에 남은 과제는 이익 극대화라는 평가다.
양극재 빅3로 꼽히는 LG화학(첨단소재 부문)·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의 합산 매출은 올해 상반기에만 11조1906억원으로 나타났다. 불과 2년전인 2021년 상반기 3사의 합산 매출은 3조8211억원이었다. 2년새 매출이 192.8% 증가했다.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8096억원, 영업이익률은 7.23%였다.
기업별로 보면, LG화학과 에코프로가 분기 매출 2조원대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모양새다. LG화학 첨단소재 부문은 2분기 매출 2조2204억원에 영업이익 1846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2조5615억원)에 비해서 매출은 다소 줄었지만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매출 4조7818억, 영업이익 3873억원을 거뒀다. 에코프로는 올해 2분기 매출 2조 172억원, 영업이익 1703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 분기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2조원대를 유지했다. 에코프로는 상반기 누적 매출 4조816억원, 영업이익은 3527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3.4%, 57.6% 증가했다. 포스코퓨처엠은 2분기 매출 1조1930억원에 영업이익 521억원을 거뒀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2조3282억원 매출에 7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양극재 3사의 영업이익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리튬 등 원자재 가격이 떨어진 것이 판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리튬 가격(탄산리튬 기준)은 지난해 t당 1억원을 호가했다가 올해 4월 2700만원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다시 상승해 현재 4646만원 수준이다. 가격이 높을 때 공급받았던 리튬으로 만든 양극재를 싸게 팔 수밖에 없어 기업들의 이익도 다소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LG화학은 2분기 실적 발표 후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메탈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며 "3분기에는 2분기에 급락한 메탈 가격이 제품 판가에 본격 반영되면서 전지재료 사업 매출과 수익성이 더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 3.1%를 기록했다. 경쟁사인 LG화학(약 8.09%)·에코프로(약 8.57%)에 비해 이익률이 다소 떨어졌다. 포스코퓨처엠 측은 "지난해 준공한 주력 생산기지인 광양 양극재공장의 초기 가동 비용 때문에 실적 수익률은 다소 하락했다"며 "하반기 프리미엄 제품인 'N86(니켈 함량 86%) 양극재' 출하가 증가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양극재 공장은 배터리 공장과 마찬가지로 수율(양품률)을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익 성장세가 한풀 꺾였지만 양극재 3사의 성장에는 이견이 없다. 생산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 의존했던 전구체(양극재 중간원료) 생산을 확대하는 등 양극재 밸류체인(가치사슬)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LG화학은 국내와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공장을 증설해 양극재와 전구체 생산능력을 지난해 9만t에서 2026년 26만t, 2028년에는 47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지소재 부문 매출을 2022년 4조7000억원에서 2028년 30조원으로 늘리겠단 목표다 .올해 완공해 생산을 시작한 구미 양극재 공장의 내년 생산능력은 6만t으로 예상된다.
에코프로그룹도 양극재와 전구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이엠(삼성SDI 합작)이 양극재 생산량을 올해 18만t에서 내년 27만t으로 늘릴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은 2025년까지 하이니켈 NCA 양극재 생산능력을 8만2500t까지 확대한다. 2025년까지 확정된 NCM·NCMA 생산능력 24만t을 더하면 포스코퓨처엠의 전체 양극재 생산능력은 총 32만t으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