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식품 꾸준히 증가…작년 451개·3년 새 5배↑

비건 인구 2021년 250만명 추정
비건 식품 관심 이유는 '다이어트'

제품명에 ‘비건(Vegun)’이라는 명칭을 표시하는 식품 수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비건 표시 제품 품목은 451개로 집계됐다. 2019년 90개였던 비건 표시 제품은 이듬해 242개로 늘었고, 2021년 420개로 증가하는 등 지난해까지 3년 사이 5배 이상 늘었다. 비건식품은 통상 식품의 제조와 가공, 조리 등 모든 단계에서 동물성 원재료를 첨가·사용하지 않고, 동물실험도 하지 않은 식품을 말한다. 동물성 원재료는 육류나 어패류, 알류 등 동물성 원물은 물론 우유, 유당, 꿀, 밀랍 등 동물로부터 유래하거나 이를 가공한 것도 포함한다.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비건 인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08년 15만명에 불과하던 국내 채식인구는 폭발적인 성장을 통해 2021년 기준 250만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채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비건 식품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응답자의 36.7%가 ‘다이어트’라고 답했고, 건강 악화(35.3%)와 환경·식량 문제(27.8%), 비건 식품·요리 접촉(26.%), 비윤리적 사육·도살 목격(25.6%) 등이 뒤를 이었다.

비건 식품에 대한 수요와 판매가 증가하면서 비건 식품에 대한 표기 기준도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식품의 비건 표시와 관련해 미국이나 유럽연합 등과 마찬가지로 자율표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 인증기관이 아닌 한국비건인증원 등 민간 인증기관이 인증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식품업체들은 2019년부터 시행된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품별로 표시·광고한 사항이 사실임을 증명하는 실증 책임을 갖는다. 만약 비건제품이 아님에도 비건이라고 허위 표시·광고한 게 적발되면 과징금 또는 영업정지 조치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인증을 담당하는 기관이 민간 조직인 만큼 식약처가 관리·감독하지 않아 비건제품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나 인증제도가 없어 소비자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고, 이에 식약처는 지난해 7월 100여 개 업체를 대상으로 허위 표시·광고 여부를 조사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3월 ‘식품의 비건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가이드라인이 제시한 원재료와 제조·관리 기준 등을 준수했을 때 비로소 비건제품이라고 표시·광고할 수 있게 됐다.

유통경제부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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