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살갗으로 체감되고 있다. '펄펄 끓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지구 평균온도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 한반도 역시 극단적인 폭우·폭염이 반복되는 등 기상이변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7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구 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 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그는 "현재 기후변화 현상이 진행 중이고, 공포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앞서 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올 7월15일까지 온도가 1940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면서 역대 가장 더운 7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역시 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이었는데 C3S는 세계 평균 기온이 1991~2020년 6월 평균치보다 0.53도 더 높았다고 발표했다.
뜨거워진 지구는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폭우·폭염이 번갈아 찾아오는 여름철의 경우 지구온난화를 더 강하게 체감하게 된다. 장마철 강수 패턴 역시 전통적인 모습과는 달라졌는데, 단시간에 강한 비가 쏟아져 내리거나 장마 기간에도 해가 쨍쨍한 날씨를 보이기도 한다.
또 장마 이후 강한 국지성 호우가 내리는 일도 잦은데, 이런 기상현상을 반영해 500년간 사용해오던 '장마'라는 용어 대신 아열대 지역에서 사용하는 '우기'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기상청은 지난해 10월 발간한 장마 백서에서 기후 평균 강수량이 4㎜ 이상 지속해서 유지되는 기간을 우기로 규정했고 7월을 전후로 한 달 동안 비가 내리는 기간을 장마철 또는 1차 우기로, 한동안 비가 그쳤다가 다시 7㎜ 이상의 비가 내리는 기간을 2차 우기로 나눴다.
현재 한국은 장마철이 종료되고 폭염이 시작된 상태다. 전국 곳곳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됐고 밤에는 수도권과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도 이어지고 있다. 강원 동해안의 경우 28일 기준 6일째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상황 속 2018년 최악의 폭염을 능가하는 더위가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해 8월1일 서울은 39.6도, 강원 홍천군은 41.0도을 기록하며 기상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경신했으며 폭염일수 역시 역대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맹소영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우리나라의 올여름도 역시 열돔현상(heat dome)으로 습도 기온이 높은 현상이 이어져 만만치 않은 여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맹 대표는 28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올해는 일상적인 엘리뇨보다 서너배 정도 강한 슈퍼 엘리뇨"라며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의 평균기온도 올라가지만, 또 엘리뇨로 오르는 기온으로 지구가 거대한 열공기에 갇혀 있는 열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극단적인 폭염과 폭우는 해마다 반복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손석우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2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비가 많이 오고 비가 안 오고 이게 번갈아 가면서 발생을 하는데 전반적인 추세는 우상향을 그리면서 극단적인 게 반복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기온은 따뜻해지고 비는 많이 내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