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민기자
월세 100만원을 웃도는 서울 소형 오피스텔 거래가 처음으로 2000건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전세보증금 반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월세 선호현상이 짙어진 여파로 풀이된다.
12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오피스텔 월세 거래 1만9169건 중 월세 가격이 100만원을 넘는 거래는 2032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상반기 기준)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월세 100만원 이상 서울 소형 오피스텔 거래는 2019년 상반기 346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135건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건을 돌파하는 등 급증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2032건으로 2000건을 넘기며 지난해보다 두 배 가량 증가했고, 2021년(590건)과 비교하면 네 배 가량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소형 오피스텔 전체 거래 대비 월세 100만원 이상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이 비중은 2020년 상반기 3.5%, 2021년 4.2%, 2022년 5.8%로 소폭 상승했지만 올해에는 10.6%까지 치솟아 마찬가지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25개 자치구별 기준으로는 송파구의 월세 100만원 이상 소형 오피스텔 거래가 31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등포구 304건, 강남구 272건, 서초구 173건, 강서구 148건, 마포구 118건, 동대문구 117건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월세 가격이 가장 높은 소형 오피스텔은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위치한 ‘클래시안 아이비’ 41.05㎡(전용면적)으로 지난 4월 5일 전세보증금 1000만원, 월세 350만원에 월세 계약이 이뤄졌다. 이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그니티 여의도’ 45.23㎡는 지난 6월 9일 전세보증금7000만원, 월세300만원에 월세 계약됐다. 영등포구 당산동 ‘한강 더채움’ 57.69㎡도 지난 3월 27일 전세보증금 5000만원, 월세270만원에 거래가 체결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월세 선호현상이 짙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 재산과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전세보다는 안전한 월세를 택하는 수요가 생기면서 고액 월세 계약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