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프로' 시대…디스플레이協, 반도체 팹리스와 XR기업 육성

디플協, 성남시-KETI-팹리스協 맞손
XR 기기 원가 47% 마이크로 디플기업 육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성남시,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한국팹리스(반도체 설계)산업협회와 10일 '반도체 팹리스 얼라이언스(연합)'를 맺었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업체 주요 고객사인 미국 애플 등이 추진 중인 확장현실(XR) 디스플레이 기기부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협회는 이날 행사에 디스플레이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등 7개 수요산업 협단체, 시스템반도체 기업 등 산·학·연·관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고 알렸다. 상업용 XR 기기가 전체 XR기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 42%였다. 실용성과 확장성이 높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디스플레이 이외 업종에서도 XR 기기 사용을 늘리고 있다. 물류기업 DHL은 기업용 '구글 글래스'를 채용해 제품 선택, 포장, 분류, 조립 작업을 수행한다.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 B2B(기업 간 거래)용 기기' 홀로렌즈'를 도입해 A380 기종 부품 검사 기간을 3주에서 3일로 줄였다고 MS가 밝혔다. 지난달엔 애플이 인수한 미국 스타트업 미라가 닌텐도 월드에 증강현실(AR) 테마파크용 '슈퍼마리오' 빨간모자 XR 기기를 납품했다. 미라는 미 공군, 해군 군수 제품도 만든다.

애플이 인수한 스타트업 미라가 만든 마리오 카트 놀이기구용 확장현실(XR) 헤드셋.[사진출처=유니버설 스튜디오 유튜브]

소비자용 XR 시장도 곧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첫 XR 기기 '비전 프로'를 지난달 발표하면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업체 입장에서는 XR 기기 제조비용 46.7%를 차지하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2인치 이하 초소형, 고해상도 패널이다.

협회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팹리스 기업,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필수라고 판단했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상보형 금속산화물반도체(CMOS) 기판 위에 만든다. 기존 반도체 공정 외 디스플레이용 상부전극 형성, PDL(Pixel Define Layer) 공정 등을 해야 한다.

이동욱 협회 부회장은 "모바일 이후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 X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기기의 성능과 가격을 좌우하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XR 디스플레이 시장에 팹리스 기업이 참여하면 국내 XR 시장 융합 생태계를 확장하고 다수의 '스타' 기업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홀로렌즈.[사진출처=MS 유튜브]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 패널 기업은 물론 셀코스 자회사 메이, 라온텍, 셀쿱스 등 중소 팹리스 기업들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팹리스 기업은 디스플레이용 기판을 설계해 외주(위탁생산)를 맡기는 방식으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제작에 참여한다. 군사용, 의료용, 산업용 XR 기기와 차량용 헤드업디스플레이(HUD), 프로젝터 등 B2B 시장용 제품 개발을 병행한다.

이 부회장은 "이날 맺은 얼라이언스(연합)는 이미 반도체, 전자, 광학부품, 콘텐츠 업계와 연결돼 있다"며 "향후 플랫폼 업계와도 연결해 새 비즈니스 시장을 창출하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협회는 이번 얼라이언스 결성을 계기로 군사,물류, 산업용 XR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데 필요한 로드맵 제작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산업IT부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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