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더위’ 기록 일주일새 3번…“인류, 미지의 영역으로”

지난 3,4일에 이어 7일 기록 갱신
전문가 “온난화·엘니뇨로 ”

지난 4일 ‘기후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날’ 기록이 단 하루 만에 깨진 데 이어, 7일 새로운 기록이 또다시 나왔다. 폭염 기록이 일주일 사이에 세 번이나 갱신된 것이다.

미국 국립환경예측센터(NCEP)의 발표에 따르면 7일 지구 평균 기온은 17.23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일 17.01도, 4일 17.18도를 웃돈 최고 기록이다.

'오전 11시부터 서울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됩니다'<br /> 요란한 알림음과 함께 휴대전화에 안전알림 문자가 도착했다. 속칭 7말8초의 한여름 상황이 아니다. 고작 6월 중순에 발효된 폭염주의보다.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전세계가 이상기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도 이젠 옛말이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구촌 최고 온도 기록이 조만간 깨질 수 있다는 예고를 내놓은 바 있다.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장기적인 지구 온난화 추세에 더해, 4년 만에 발생한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관측한 기록으로는 지구가 가장 더웠던 해는 2016년이다. 그러나 WMO는 “이 기록이 5년 이내에 깨질 확률이 98%”라고 예상했다. 이는 엘니뇨 현상이 올해 도래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놓은 관측이었는데, 엘니뇨가 실제로 발생하면서 이상 고온 현상이 빠르게 찾아온 것으로 보인다.

엘니뇨는 적도 지역 동태평양의 감시 구역 해수면 온도가 0.5도 이상 상승하는 현상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뜻한다. WMO에 따르면 6일 기준으로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는 예년보다 3~4도가량 상승했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한 남성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엘니뇨의 반대 현상은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이다. 라니냐는 지구 기온 상승을 일정 부분 억제하는 효과를 내지만 엘니뇨는 온난화를 가속한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지구촌이 지난달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을 보냈다고 평가했다. 이런 폭염이 7월에도 이어지면서, 전문가들은 전례 없는 수준의 더위가 앞으로 더 많이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35도가 넘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고 미국 남부에서도 지난 몇 주간 무더운 날씨가 지속됐다.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국립공원에서는 에어컨이 고장난 차를 운전하던 60대 남성이 52도의 더위에 숨진 채 발견됐다. 멕시코에서도 극한의 고온으로 100명 이상이 숨졌다.

북아프리카 일부 지역은 기온이 50도를 넘어섰으며, 남극 대륙에서마저 이상 고온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가브리엘 베치 교수는 이런 폭염에 대해 “여러 온난화 요인이 비정상적으로 결합한 것에 따른 단기적 기온 상승”이라면서도 “인류는 지난 150년간 온실가스를 늘려왔고, 이는 우리를 기록 바깥에 있는 미지의 영역으로 밀어넣을 가능성을 훨씬 더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슈2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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