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우리나라 성인 절반 이상은 하루 한 끼 이상 '혼밥'을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혼밥 횟수가 늘수록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등 건강에는 안 좋은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중앙보훈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5302명을 대상으로 식사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에게 '최근 1년 동안 대체로 아침·점심·저녁 식사를 할 때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했는가?'를 물었다. 이어 응답자를 ▲세 끼 모두 가족 등 타인과 함께 식사한 그룹 ▲하루 두 끼 타인과 식사한 그룹 ▲하루 한 끼 타인과 식사한 그룹 ▲하루 세끼 모두 홀로 식사한 그룹으로 분류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4.4%가 하루 한 끼 이상은 홀로 식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5명꼴로 하루에 한 번은 혼밥을 한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하루 한 끼를 타인과 식사한 비율은 30.4%, 하루 두 끼 타인과 식사한 비율은 13.8%로 조사됐다.
하루 세끼 모두 '혼밥'을 한 비율은 9.4%였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과 독거 층에선 하루 세끼 다 혼밥을 하는 비율이 전체 성인의 2%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하루 세끼 모두 대체로 다른 사람과 식사한 비율은 전체의 45.6%였다.
이어 연구팀은 하루 세끼를 모두 혼밥하는 사람은 신체활동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허리둘레와 공복 혈당은 높았고,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유병률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혼자 식사하는 빈도가 높을수록 칼로리를 과잉 섭취할 가능성이 크며, 특히 탄수화물 섭취는 많고 단백질 섭취는 적었다"고 지적하며 "혼자 식사하는 빈도가 높을수록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커졌다" 고 설명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은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난 점이 혼밥 비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았다.
1인 가구는 가공식품이나 즉석식품 등의 섭취 횟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혼밥 횟수가 증가할수록 복부비만·공복혈당장애·고혈압 위험이 증가하고, 불규칙한 식사로 인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 또한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편 통계정보 포털(KOSIS)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인 가구는 716만5790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통계청의 '2022년 장래 가구 추계:2020~2050년'에 따르면 1인 가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20년 기준 전체 가구의 31.2%를 차지하고 있는 1인 가구 비율은 2050년 905만 가구까지 급증해 전체의 39.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인 가구가 늘면서 혼자 사는 이들의 연령대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의 경우 1인 가구 중 39세 이하 비중이 36.7%로 가장 높지만, 2050년에는 1인 가구 중 60세 이상이 58.8%로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