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커지는 금융취약성…늘어나는 가계대출 탓(종합)

부동산 하락폭 줄고 4~5월 가계대출↑
금융취약성지수(FVI) 오름세 이어질 듯

올해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고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4~5월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향후 금융취약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내 중장기 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올해 들어 상승 흐름으로 전환하면서 잠재 취약성을 반영했다.

올해 1분기 FVI는 48.1로 지난해 4분기(46.0)보다 상승하면서 장기평균(2007년1분기~2023년1분기)인 39.4를 훨씬 웃돌았다. 이 지수는 2021년 2분기(59.4) 고점을 찍고 이후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였지만 올해 1분기 오름세로 다시 전환했다. 특히 최근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향후 더욱 상승할 여지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김인구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1분기 금융취약성 지수가 상승한 것은 주가와 채권가격이 올랐고, 1분기 가계대출은 좀 줄었지만 기업대출이 많이 늘면서 반등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FVI 2분기 전망에 대해 "이번 보고서의 분석 대상 시기는 1분기까지인데, 4~5월에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 등을 반영하면 2분기에는 금융취약성지수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주식, 채권, 환율,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등 금융시장 가격의 단기 변동성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5월 기준 17.0으로 '위기' 임계치에 가까웠던 2월(21.2) 이후 다시 '주의'단계로 하락했다. 한은은 주요국 통화긴축 속도 조절 기대 등으로 금리가 낮아진 데다 금융기관의 금융중개기능이 원활했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가계·기업 빚 GDP 두 배 훌쩍 넘어…여전히 높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울러 가계와 기업의 빚은 여전히 경제 규모(국내총생산)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 1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추정치)은 223.1%로 집계됐다. 6개월 전인 지난해 3분기(223.6%)와 비교해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계신용은 부동산 경기 둔화,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1.5%로 크게 둔화됐다. 하지만 4월 이후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기업신용은 은행들의 대출 확대 노력과 회사채 순발행 등의 영향으로 7.5% 늘면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올해 들어 국내외 통화정책 긴축기조 완화 기대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부동산 가격 하락폭이 줄면서 4월 이후 가계대출이 다시 늘고 있어 금융불균형의 축소가 제약되는 모습"이라며 "향후 정책당국은 높은 대내외 불확실성을 감안해 시장 불안 발생시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간 정책공조를 통해 유동성 공급 체계 등 선제적인 사전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재보는 "금융취약성지수가 상승하고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선게 걱정스럽지만 아직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며 "급격한 부동산 가격 급락은 역전세나 또다른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미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가계부채가 증가하면 취약성이 더 높아지고 금융불균형이 누증될 수 있어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이나 가계부채 비율이 더 상승하지 않도록 관리하는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제금융부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경제금융부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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