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왓슨 ‘사우디 손잡은 PGA 지도부 비판’

모나한 PGA투어 커미셔너에게 공개편지
"정당한 절차, 기본 정보 없는 깜깜이 결정"
메이저 8승 포함 통산 39승 수확 ‘전설’

‘골프원로’ 톰 왓슨(미국)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손잡고 LIV 골프와 합병을 결정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지도부를 비판했다.

왓슨은 20일(현지시간) 제이 모나한 PGA투어 커미셔너에게 보낸 공개편지에서 "PIF와 협력은 정당한 절차도 없었고 기본적인 정보도 알려주지 않은 ‘깜깜이’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왓슨은 "아직 답을 듣지 못한 게 많다"면서 "이 협력의 의미는 무엇인지, 우리가 뭘 얻고 뭘 잃었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왜 협상은 비밀리에 이뤄졌는지, 어째서 선수위원마저 배제됐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수, 미디어, 대회 스폰서 등 이해 관계자들에게 커미셔너가 직접 나서서 많은 설명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톰 왓슨

왓슨은 "우리는 돈을 벌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만 어떤 대가도 치러서라도 돈을 좇는 건 아니다"라면서 "LIV 골프의 유혹을 뿌리치고 남았던 선수에게 보상한다는 데 그건 핵심이 아니다. LIV 골프로 갔던 선수들 복귀는 어떻게 되나"고 물었다. 그는 "PGA투어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LIV 골프의 위협에 도덕적,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PIF가 PGA투어가 직면한 재정적 어려움을 벗어날 유일한 해결책인가. 대안은 없는가"라고 쓴소리를 했다.

특히 왓슨은 "나는 지금도 사우디가 9·11테러 때 한 역할을 인정하기를 기다리는 중"이라면서 "사우디는 수많은 인권침해를 자행했다"고 직격했다. 또 "골프와 국가에 대한 충성심은 내 평생 똑같은 의미였다"면서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골프와 국가에 충성할 수 있도록 가르쳐 달라. 9·11테러 희생자들의 눈을 바라보고 거울에서 우리 모습을 보라"고 말해 사우디에 대한 반감도 드러냈다.

왓슨은 메이저 8승을 포함해 PGA투어 통산 39승을 수확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아널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공) 등 이른바 ‘원로 빅 3’ 다음 세대로는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선수로 평가받는다. ‘그린 재킷’을 2차례 입은 왓슨은 올해부터 니클라우스, 플레이어와 함께 명예 시타자로 나서고 있다.

유통경제부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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