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한국에도 스타벅스·이케아 나와야”

지역소멸 해법, 지역 기반 브랜딩 강조
로컬 브랜드→평판 구축→인구 증가 선순환
“청년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지원 늘려야”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14일 지방소멸 해법과 관련 “지역을 기반으로 한 로컬 브랜드 발굴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14일 서울 강남의 한 책방에서 ‘지역재생의 시대정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경제사회연구원

모 교수는 이날 서울 강남의 한 책방에서 ‘지역재생의 시대정신’을 주제로 강연했다. 경제사회연구원 주최로 열린 이날 강연회에서 그는 “로컬 브랜딩으로 평판을 구축하면 청년들이 모이고 다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면서 “다른 지역에서 경험할 수 없는 로컬 문화, 로컬 브랜드가 있어야 관광 산업도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체 불가능한 지역 고유의 특색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제주도, 강원도 양양을 국내 로컬 브랜딩 성공 사례로 꼽았다. 그는 “이들 지역은 지방에 있지만, 서울 수준의 도시문화를 즐길 수 있는 동네”라면서 “농촌에도 정주 여건을 갖춘 ‘작은 도시’가 들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와 강원에서 시작돼 이제 국내 다른 도시들도 따라가려고 하고 있다”면서 “지역발전에 새로운 기회가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독립적인 지역 문화와 정체성이 발전할 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고 세계적인 라이프스타일 기업이 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 교수에 따르면 라이프스타일은 지역 문화를 창업 철학과 시장 가치에 따라 재해석, 재창조한 것이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여전히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그는 “스타벅스(시애틀), 나이키(포틀랜드), 이케아(스몰란드) 등은 모두 작은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에서 시작해 전 세계에 수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고 말하면서 “한국에는 해외로 수출할 만한 라이프스타일이 없어 국내 생활산업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하다”고 진단했다. 모 교수는 “한국 수출산업은 ‘한국적’”이라면서 “K팝 문화를 이끄는 아이돌은 ‘예술가’라기보다는 K팝에 ‘동원되는 사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랜드가 표방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명확히 하고 이를 그대로 해외로 수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 교수는 로컬 브랜딩에 성공하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유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소상공인, 이른바 ‘크리에이터(Creator·콘텐츠 창작자)’ 발굴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지역에 창업 교육기관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로컬콘텐츠진흥원’ 설립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청년들이 중심이 된 지역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를 지원해야 한다”면서 “지역 청년들이 나만의 콘텐츠 스타일을 찾고 비즈니스 모델 개발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금융부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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