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어맞고 체포했더니 소송'…경찰 1년새 3543명 옷 벗었다

취객관리 등 스트레스 심해…휴직자도 급증

조직을 완전히 떠나거나 일을 쉬는 경찰관이 해마다 늘고 있다. 처우는 다른 공무원 조직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대민 업무 스트레스는 압도적으로 큰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연도별 경찰 퇴직자 수는 2018년 2421명에서 2019년 2305명, 2020년 2509명, 2021년 3048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퇴직자는 2022년 3543명으로, 2018년과 비교하면 4년 사이 46.3% 급증했다.

계급별로 보면 근속승진 확대로 인원 자체가 늘어난 경감 퇴직자가 2018년 945명에서 지난해 2400명으로 급증했다. 비(非) 간부로 분류되는 순경·경장·경사급 경찰관 퇴직자도 같은 기간 126명에서 177명으로 늘었다.

입직한 지 몇 년 안된 젊은 경찰관들 퇴직 증가는 민원인 상대 스트레스와 낮은 급여 수준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시내 한 경찰서 A 경장은 "주취자에게 폭행당하고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동료 경찰관이 많다. '이러려고 경찰이 됐나'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며 "공무집행방해로 체포하면 법적 대응을 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그전까지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말했다.

휴직자 수는 2018년 2713명에서 2019년 3305명, 2020년 3723명, 2021년 4014명, 2022년 4686명으로 4년 사이 72.7% 증가했다.

정 의원은 "코로나가 끝난 이후 퇴직자 수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은 일선 경찰관의 근무 여건이나 열악한 처우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지 경찰청장이 신속하고 정밀하게 진단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IT부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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