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기자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결국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 사커(MLS)의 인터 마이애미로 향한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고향팀인 바르셀로나와 연 4억달러(약 5224억원)를 제안했다는 사우디아라비아행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결국 그는 미국행을 택했다.
메시는 이날 스페인 스포츠 신문 문도 데포르티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마이애미로 가기로 결정했다. 완전히 100% 마무리된 것은 아니고 아직 몇몇 요소는 남아있지만, 계속 그 길을 가기로 했다"고 직접 밝혔다. 인터 마이애미는 2018년 1월 창단, 2020년 MLS 데뷔 시즌을 치른 팀이다.
앞서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메시와 MLS 간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 마이애미행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한 바 있다. 이 소식통은 오는 7월 21일 인터 마이애미와 크루스 아술의 리그컵 홈 경기를 메시의 데뷔전으로 점찍어둘 정도로 구체적 사안을 논의 중이라고도 밝혔다.
디애슬레틱은 MLS를 후원하는 거대 다국적 기업 애플과 아디다스가 메시의 마이애미행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봤다.
애플이 출시한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애플TV+는 올 시즌부터 10년간 MLS 중계를 책임진다. 이 중 '시즌 패스(한 시즌 중계 패키지 이용권)' 수익의 일부를 메시에게 제공하는 안을 검토했다고 디애슬레틱은 전했다. 또 다른 후원사 아디다스 역시 MLS를 통해 나온 수익을 공유하는 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스포츠 매체 ESPN은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의 공동 구단주인 잉글랜드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 사업가 호르헤 마스 산토스와 함께 구단의 지분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메시의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이 조건을 수용했다면 연봉, 광고 수익 등 기존 스타 선수가 받은 금전적 대우에 더해 사실상 리그 중계 수익의 일부를 고정적으로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MLS는 성명을 통해 "공식 계약을 마무리 짓기 위한 작업이 남아있지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중 한 명이 우리 리그에 오는 것을 환영하길 기대한다"며 메시의 마이애미행을 반겼다.
영국 BBC방송은 메시가 마이애미행을 선택한 이유로 "대형 브랜드와 계약, 라이프스타일 등 축구가 아닌 다른 이유로 메시가 마이애미가 끌리게 됐다"고 해설했다. BBC에 따르면 메시는 미국에서도 휴양지로 유명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이미 자택도 마련해뒀다.
실제 메시는 문도 데포르티보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바르셀로나(로 가는 것이)가 잘 풀리지 않는다면 유럽을 떠나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나서 가족들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자 한다"며 "월드컵에서 우승하고 바르셀로나로 갈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 리그로 가 다른 방식으로 살고 일상을 더 많이 즐길 때가 됐다"고 말했다.
메시는 2022~2023시즌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최종전인 클레르몽과 홈 경기를 마지막으로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났다.
당초 메시의 행선지로 유력하게 거론된 곳은 본래 사우디였다. 지난 4월 사우디 관광청 홍보대사인 메시가 훈련에 불참하고 사우디에서 홍보 영상을 찍어 논란이 일던 중 프랑스 대표 통신사 AFP가 메시가 사우디 클럽과 '블록버스터급' 계약을 맺었다고 긴급 보도해 화제가 됐다. 또 사우디에서 메시에 연간 4억달러 규모의 연봉을 제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그의 사우디행이 기정사실화 되기도 했다.
메시는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고향 팀인 바르셀로나행을 바랐으나, 바르셀로나의 재정 문제로 결국 복귀가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