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소금 사놔야 해' 日오염수 논란에 소금값 폭등

오염수 방류 우려에 관련주도 급등
정부는 "오염수와 무관…날씨 때문"

<i>"천일염 100만원어치 질렀어요."</i>

<i>"소금 3포대 쟁여뒀다. 여유가 되면 (더) 사겠다."</i>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며 수산물 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소금 사재기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위 내용은 네이버 자영업자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실제 올라온 글들이다.

소금

신안 천일염을 유통하고 있는 한 판매자는 '천일염 가격 상승' 안내문을 공지하며 '물량 증가에 따라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안내했다.

천일염 최대 생산지인 신안 지역의 천일염 가격은 연일 오름세다.

6일 신안군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신안 천일염의 가격은 20kg 한 포대에 2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4월 초 1만4000여원에 거래됐던 천일염이 지난달 중순에는 1만8000원까지 뛰었고 이달 들어 2만원 선까지 오른 상태다. 두 달 새 40% 이상 폭등한 셈이다.

밑바닥 드러낸 소금 창고. 5일 오후 전남 신안군 증도면 한 소금 창고에서 염부 박형기(65) 씨가 텅텅 빈 창고를 바라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부가 발표한 천일염 산지 가격(20kg 기준)도 4월 첫 주 1만4119원에서 6월 첫 주 1만7807원으로 두 달 새 26.8%가 뛰었다.

일본 오염수 방류 이슈 외에도 올여름 장마가 길다는 소식이 겹치면서 사재기 움직임은 더욱 가속하는 분위기다.

온라인 카페에는 "지난달 초부터 도매업자들을 중심으로 소금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는 글도 올라왔다.

소금 관련 주식도 급등…정부는 "오염수와 무관…날씨 때문"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소금 관련주로 분류되는 인산가는 전 거래일 대비 28.01% 오른 2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식품 기업 인산가는 천일염이 주력 제품이다. 주가는 장중 2585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작업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국내 소비자들 사이 불안감이 조성된 점이 소금 등 관련 식품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따라 천일염에 대한 관심이 급등하며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7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소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한편 정부는 최근 천일염 가격 오름세는 일본 오염수 방류와 무관하며 '날씨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4~5월 천일염 최대 생산지인 목포 인근 지역의 강수일수는 22일로 평년(15.6일)이나 전년(8일)보다 더 많아 천일염 생산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따라 천일염에 대한 관심이 급등하며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7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소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잦은 비에 공급량이 준 데다 올 여름철 비가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 상승을 기대한 중간 판매자들이 물량을 풀지 않는 것 또한 단기간에 소금값이 뛴 원인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도 더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서는 “4월부터 매달 전국 10여개 천일염 염전을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를 선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검사 결과 모든 염전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고 6~7월부터는 방사능 검사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슈2팀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