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구글링'과 헤어질 결심…구글, AI 검색 전면 배치

구글 I/O서 스냅샷 공개
10 블루 링크 대신 AI 검색 전면에
기존 검색에선 소셜미디어 노출

구글이 20여년간 유지한 검색 노출 방식인 '구글링'과 작별을 예고했다. 검색하면 관련 링크 10개를 나열하는 '10 블루 링크' 대신 인공지능(AI) 답변을 전면 배치한 실험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검색엔진 '빙'에 챗GPT를 적용하면서 변화를 주저하던 구글마저 움직였다.

구글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구글 마운틴뷰 캠퍼스에서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I/O)'를 열고 AI 검색 '스냅샷'을 공개했다. 스냅샷은 구글이 이날 발표한 차세대 대규모 언어 모델(LLM) '팜(PaLM)2'로 구동한다.

스냅샷은 AI 챗봇 '바드'의 답변을 전면에 표시한다. 우측 상단에는 기사, 블로그 등 AI가 답변에 참고한 정보 출처를 띄운다. "수영장 파티에 어울리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검색하면 상단에는 배터리 수명, 방수 기능, 음질 등 구매 시 고려해야 할 요소를 요약해 보여준다. 하단에는 이 기준에 따라 추천 상품 링크를 제시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모든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자해, 가정 폭력 같은 위험한 주제를 물어볼 경우 스냅샷은 검색 결과를 차단한다. 건강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선 "의학적인 조언이나 진단을 포함하지 않은 정보 제공용"이라고 표시한다. 구글은 AI 답변이 기존 검색 결과보다 유용할 때만 스냅샷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스냅샷이 기존 검색 방식으로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에서 가장 좋은 한식당" 같이 정답이 없는 질문에도 AI가 여러 출처를 결합해 답변하기 때문이다. '알레르기가 있는 재료 제외', '예약 가능한 곳', '대기 시간 10분 내외'처럼 초개인화한 검색이 가능하다. 리즈 리드 구글 검색 부사장은 "생성 AI 기능으로 검색에서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며 "검색 후 AI가 답변한 정보 탐색, 후속 질문으로 이어가면서 새로운 검색 경험을 하게 된다"고 했다.

기존 검색 방식에선 '퍼스펙티브'(Perspectives) 탭을 추가했다. 검색 결과 상단에 해당 탭을 통해 틱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토론 게시판 등에서 공유한 숏폼 영상과 이미지, 텍스트를 보여준다. 검색어에 플랫폼 이름을 추가하지 않아도 관련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구글 검색은 20여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맞았다. 구글은 1998년 설립 후 10 블루 링크 방식을 고수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검색 시장을 장악했다. '구글링'이 검색 행위를 뜻하는 대명사처럼 쓰일 정도다. 그러다 지난 3월 MS가 생성 AI 챗GPT를 빙과 결합하면서 구글을 흔들었다. 검색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구글은 '코드레드(비상사태)'까지 선언했다. 결국 생성 AI 기반 기술을 먼저 확보했으면서도 서비스 적용에는 주저하던 구글은 과감한 변화로 방향을 틀었다. 퍼스펙티브 탭 역시 젊은 세대가 검색엔진으로 소셜미디어를 선호하면서 시도한 변화다.

구글은 조만간 미국에서 스냅샷을 적용할 예정이다. 최신 버전 크롬이나 구글앱에 실험실 아이콘을 누르면 대기자 명단에 등록할 수 있다. 퍼스펙티브 탭도 미국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산업IT부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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