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김정은 트라우마' 美 B-52H 폭격기 4대 괌 배치

미 태평양 공군, 배치사실 공식발표
지난달 이어 한미 연합훈련 할지 주목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H 4대가 최근 괌에 배치됐다. B-52H 4대의 괌 배치는 최근 북한의 무모한 핵 위협과 연쇄 도발에 강력한 경고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5일 미 태평양공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미 루이지애나 박스데일 96원정폭격비행대대 소속 B-52H(스트래토포트리스) 4대와 공군 210명이 폭격기기동군(BTF) 임무를 위해 괌의 앤더슨 기지에 배치됐다. B-52H의 괌 배치는 동맹국, 협력국, 연합군과 미 태평양공군의 훈련을 지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B-52H 2대가 지난달 30일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와 동해 상공에서 함께 비행하는 항적을 노출해 괌 배치 사실이 알려진 바 있는데, 이날 미 태평양 공군이 4대 배치 사실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태평양공군은 BTF 임무가 미 공군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협력하는 공군들 사이 협력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안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현시함으로써 관계 증진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96원전폭격비행대대 지휘관인 버네사 윌콕스 중령은 "인도태평양지역에서 폭격기기동군, 특히 B-52H는 지극히 중대한 메시지"라며 "역내 동맹국에 대해 자유로운 이동과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미국의 지속적인 준비태세와 공약을 현시한다"고 강조했다.

B-52는 2013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며 남북 간 위기가 고조됐을 때 한ㆍ미 양국은 키 리졸브(KR)ㆍ독수리(FE) 연습 훈련에서 3차례 이상 출격해 가상의 표적을 타격하는 훈련을 진행한바 있다. 당시에는 B-2 스텔스 폭격기도 한반도에 출격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전략미사일 부대 작전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B-2 스텔스 폭격기의 한반도 진입에 맞서 북한의 미사일 부대가 언제든지 실전 발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북한은 B-52가 한반도에 출현할 때마다 민감한 반응으로 보여왔다. 북한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폭격기의 위력 때문이다. 6ㆍ25전쟁 때 마지막 공세를 준비 중이던 북한군을 향해 98대의 미국 B-29 폭격기가 26분 동안 960t의 폭탄을 퍼부었다. 김일성 북한 주석도 "미군의 폭격으로 73개 도시가 지도에서 사라지고 평양에는 2채의 건물만 남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B-52는 원거리 폭격기에 해당한다. 7만5000lb의 폭탄을 탑재하고 2만㎞를 항속할 수 있다. B-52는 미ㆍ소 냉전 시기인 1950년대 미국이 소련과의 핵 전쟁을 위해 육지(탄도탄미사일), 해상(잠수함용 순항미사일)과 함께 공중에서 '핵 보복 3원 체제(triad)'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수립하면서 개발했다. AGM-129와 AGM-86 등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있는 미사일 32발을 실을 수 있다. 그 자체가 핵무기인 셈이다.

B-52의 괌 배치 기간 한국과 연합공중훈련을 할지도 주목된다. B-52는 지난달 6일 서해 상공에서 우리 공군 F-15K, KF-16 전투기와 훈련을 펼쳤다. B-1B, B-2와 함께 3대 전략폭격기로 불리는 B-52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하다. 사거리 200㎞의 공대지 핵미사일을 비롯해 최대 31t 폭탄을 싣고 6천400㎞ 이상을 날아가 목표물을 폭격할 수 있다.

정치부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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