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보험 고려안해'...말 바꾼 옐런에 뉴욕 증시 출렁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 여파로 인한 금융 시장 불안과 관련, 모든 은행의 예금을 일괄적으로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blanket insurance)'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날 은행 예금에 대한 전액 보증 가능성을 시사했던 옐런이 말을 바꾸면서 뉴욕 증시는 요동쳤다.

옐런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상원 세출위원회 금융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모든 은행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과 관련해 어떤 것도 논의하거나 고려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단 앞으로 25만달러라는 현행 예금 보장 한도 수준에 대해서는 논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전날 SVB발 악재가 은행권 전체로 확산하는 것을 막고자 필요시 추가 지원에도 나설 수 있다고 밝힌 옐런이 하루만에 보수적인 태도로 입장을 선회하자 시장에는 충격이 가해졌다. 22일 다우지수는 1.63% 내린 32030.11에 거래를 마쳤으며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65%, 1.60%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앞서 전날 옐런 장관은 SVB와 시그니처은행 외에도 유동성 위기에 처한 곳이 나오면 다시 지급 보증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시장은 이를 두고 미국 정부가 모든 은행의 예금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면서 뉴욕증시는 반등했다.

그러나 이날 옐런 장관은 "은행 사태가 연쇄적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등 시스템 위기로 간주될 때만 모든 예금을 보호하는것을 허락할 수있다"며 "은행의 시스템 리스크는 케이스 별로 진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즉 금융시스템 상의 문제로 위기에 처한 은행에 한해서만 고객들의 예금 전액 보증을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미 재무부는 의회의 동의 없이 일시적으로 현행 25만달러인 보호 대상 예금의 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예금보험공사(FIDC)의 예금 보장 한도를 영구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의회 동의가 필요하지만, 일시적으로 한도를 완화하는 것은 재무부가 보유한 300억달러 규모의 외환안정기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

국제1팀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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