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인도 남부에 있는 거대 쓰레기 매립지에서 불이나 60만 주민에게 외출 자제령이 내려졌다. 불길은 거의 잡혔으나, 대량의 유독가스가 방출돼 도시를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은 '쓰레기산'으로 불리는 인도 케랄라주 항구도시 코친의 브라마프람 매립지에서 지난 2일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5일째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쓰레기산 화재.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불은 대다수 진압됐지만, 짙은 연기와 메탄가스가 일대로 퍼지고 있어 2차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현장에 투입된 몇몇 소방대원들은 연기를 들이마신 후 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매립지에서 나온 유독성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이 지역에는 6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살고 있다. 당국은 시민들에게 가능하면 실내에 머물고, 밖에 나가야 할 경우 'N95'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N95 마스크는 한국의 KF94 등급에 해당한다.
화재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쓰레기가 분해되면서 나오는 가연성 가스에 의해 발화했을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럽연합(EU) 국제도시협력 프로그램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마프람 매립지 면적은 약 6만 5000㎡로 매일 100t가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인다. 이 중 재활용이 가능한 비율은 약 1%에 불과해 매립지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인도에는 브라마프람을 포함해 3000여 개의 쓰레기산이 곳곳에 분포돼 있다. 쓰레기산은 도시 미관뿐 아니라 지역 환경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 유해 물질 등 온갖 쓰레기들이 뒤섞인 채 썩어가며 메탄, 일산화탄소 등을 내뿜기 때문이다.
위성으로 환경오염을 관찰하는 온실가스위성(GHGSat)에 따르면 인도의 메탄 배출량은 세계 최대 수준이다. 또 독성 물질이 수십 년간 땅속에 스며드는 등의 오염도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