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 앞세운 위스키·하이볼…日 주류 부활 주도

日 위스키 수입액 415만달러…전년比 31%↑
맥주도 회복세…1448만달러·전년比 111%↑

일본산 주류 수입과 판매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이른바 ‘노 재팬’ 분위기는 해를 거듭할수록 시들해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위스키 하이볼 등의 인기가 높아지며 관련 제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모양새다.

27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위스키 수입액은 414만8000달러(약 54억원)로 2021년(315만7000달러)보다 31.4%(99만1000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396t이던 수입량도 533t으로 34.6% 늘었다. 2018년 158만 달러 수준이던 일본 위스키 수입액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한 2019년 136만 달러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이듬해부터 증가세를 보이며 이후 꾸준히 수입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일본산 맥주도 회복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1448만4000달러(약 188억원)로 전년 대비 110.7% 증가했다. 2018년 7830만 달러(약 1017억원)에 달했던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19년 3975만6000달러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2020년에는 566만8000달러까지 급감했다. 하지만 2021년(687만5000달러) 반등하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수입량이 늘었다.

산토리 위스키 '가쿠빈'

최근 일본산 주류의 인기를 주도하는 품목은 산토리 ‘야마자키’와 ‘히비키’로 대표되는 위스키다. 불매 운동 이전 일본산 주류의 간판 품목은 맥주였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홈술·혼술 문화가 자리 잡고 고가의 위스키를 접해보는 젊은 층이 늘며 관심이 커졌다. 이러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국제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아온 일본 위스키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일본 위스키는 특히 웬만한 스카치위스키보다 구하기 어려운 희소성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측면도 있다. 1990년대 이후 일본 경기가 침체되고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일본의 위스키 산업 역시 위축됐고 이는 생산 축소로 이어졌다. 숙성기간이 긴 위스키의 특성상 미래 수요를 예측하기 어렵고, 과거 줄어든 생산량은 최근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위스키 붐이 일며 수입량을 늘리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이유다.

위스키 등 증류주에 소다수를 타서 마시는 하이볼이 주류 음용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점도 노 재팬 분위기를 압도하며 일본 위스키를 찾는 이유 중 하나다. 일본은 위스키 하이볼을 가장 대중적으로 국가 중 하나로, 특히 산토리 ‘가쿠빈’으로 제조한 하이볼은 국내에서 하이볼의 표준처럼 여겨지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가쿠빈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젊은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도 수요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업계는 하이볼의 인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량 증가세도 분명하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산 위스키와 맥주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22.4%, 53.5% 증가했다. 올 들어선 일본 위스키의 매출이 지난 22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1.0% 감소했는데, 해당 업체 관계자는 "이마저도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인한 매출 감소일 뿐 수요 부족의 결과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유통경제부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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