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공습용으로 대거 사용한 이란산 드론(Drone)이 아시아와 중동 각국에서 잇따라 수입에 나서면서 이란의 드론수출이 활발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정부는 전세계 드론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한 중국도 이란산 드론을 대거 주문했다며 마케팅을 강화하는 가운데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선에 대한 '춘계 대공세(Spring Offensive)'를 앞두고 이란산 드론을 추가 대량수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이란 정보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전세계 90개국이 이란 드론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며 "중국도 1만5000대에 달하는 대량 주문을 할 정도로 이란산 드론의 인지도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란산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도시 공습용으로 대거 활용하면서 가성비가 높은 무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란정부는 러시아로의 수출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를 비롯해 서방 정보당국들은 모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습에 사용한 드론을 이란산으로 보고 있다. 미 국방정보국(DIA)이 지난 14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란에서 만든 샤헤드-131, 샤헤드-136 등을 우크라이나 공습에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DIA는 "시리아 내전 등 중동에서 사용된 이란산 드론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발견된 러시아군이 사용한 드론은 의심의 여지없이 동일한 드론"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군이 이란산 드론을 추가 매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서방 정보당국이 파악한 결과 러시아군은 이란산 드론 재고가 부족하며, 계획 중인 춘계 대공세 진행을 위해 드론을 비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난 12월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250대의 드론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이중 상당수는 이미 공습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전쟁이 1년 가까이 진행되면서 탄도미사일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으며 이란산 드론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향후 이란은 러시아에 건설될 대규모 드론 공장시설을 통해 러시아군에 수천대에 달하는 드론을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의 무기 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는 지난달부터 모스크바 인근 지역에 샤헤드-136 드론을 생산할 공장 건설을 이란과 함께 추진 중"이라며 "러시아군이 이란산 드론의 탄두를 개량하고 드론의 소음과 속도, 항속거리 등을 개량해 더 강력한 공습용 자폭드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