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남측 이산가족 평양 방문 초청…尹, 첫 방북 승인 '촉각'

지난해 11월 북측으로부터 '평양 초청장'
"이산가족 논의"…성사되면 尹정부 첫 방북
통일부 "방북 신청서 접수되면 검토할 것"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류재복 남북이산가족협회장이 북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방북(訪北)을 신청한다. 통일부가 이를 승인할 경우 윤석열 정부 들어 첫 방북이 된다.

13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류 회장은 북측으로부터 받은 초청장을 지난 7일 통일부에 제출하고, 방북 승인을 신청하기 위한 서류를 준비 중이다.

본지가 입수한 초청장을 보면 북측은 지난해 11월 류 회장과 맹정아 이사, 최임호 이사 등 협회 관계자 3명을 평양으로 초청했다. 문건에는 "민간급 남북리산가족 관련 사업 토의를 위해 남측 남북리산가족협회 일행 3명을 초청한다"며 "상기 일행이 평양을 방문할 때 이들에 대한 안전보장과 체류비용을 제공한다"고 적혀 있다.

상봉 후 다시 헤어지는 이산가족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류 회장은 지난해 3월 제5대 남북이산가족협회장으로 선출됐으며, 그해 여름쯤 북측에 '민간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사업 추진' 의사를 타진했다. 이에 대한 북한의 응답이 초청장으로, 북한 당국도 이산가족 상봉에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이란 게 협회 측의 주장이다.

이 같은 연락은 '북한통'으로 평가되는 해외 전직 고위급 외교관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초청장의 발신처는 북한 통일전선부 산하 총회사 가운데 한 곳에서 관리하는 단체로 추정되며, 정보 당국에서도 해당 단체의 존재를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류 회장은 "지난해 5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사업 계획안을 통일부에 제안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고민을 거듭하다 더는 이산가족 상봉을 미룰 수 없겠다는 판단하에 방북 신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절차에 따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초청장 발신처에 대해서는 정보 당국을 비롯한 관계 기관과의 논의를 거쳐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초청장 제출 여부는 개인정보에 관한 사안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북한주민 접촉 신고서나 방북 승인 신청서가 접수되면 관련 법·규정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역대 정부 모두 성사시킨 '상봉'…尹정부의 과제

윤석열 대통령 [사진제공=대통령실]

15대 김대중 정부 이래 모든 정권은 임기 내 이산가족 상봉을 최소 한 차례 이상 성사시켰다. 출범 이래 7개월 넘게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는 윤석열 정부에게 가장 부담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최초의 상봉은 군사정권이던 1985년 고향방문단을 통해 65명이 만난 것이다. 본격적인 상봉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2010년까지 이어졌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로 연결되는 시기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로는 천안함 폭침 등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었지만, 2009년 추석과 2010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상봉이 이뤄졌다. 박근혜 정부 때도 2014년 2월, 2015년 10월 두 차례 성사됐다.

문재인 정부 땐 판문점 선언 등을 계기로 2018년 8월 금강산에서 상봉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른바 '하노이 노 딜'이라 하는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현재까지 남북은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는 대화조차 없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첫 업무보고에서 "이산가족 문제는 고령화를 감안하면 윤석열 정부 5년이 사실상 마지막 해결 기회"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추석 북측에 회담을 제의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남북 인적교류도 2020년 613명을 끝으로 끊겼다. 이마저도 모두 방북 인원이며, 대부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출입 관련으로 파악됐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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