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리기자
[아시아경제 최유리 기자] 네이버가 지난해 매출 8조원을 돌파하며 연간 최대 매출을 올리고도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경기 불황에 주요 매출원인 광고 실적이 둔화된 영향이다. 올해도 경기 불확실성이 큰 만큼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 상반기에는 '챗 GPT'에 대응한 서비스 '서치 GPT'를 선보여 새로운 검색 트렌드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3일 네이버는 2022년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6% 증가한 8조22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3047억원으로 1.6%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광고와 커머스 매출 성장세가 둔화됐다. 지난해 서치플랫폼 매출은 3조5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2021년 연간 성장률 17.4%와 비교해 성장세가 꺾였다. 커머스 부문은 전년 대비 21.0% 성장한 1조 801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핀테크와 콘텐츠 사업 매출은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네이버페이 결제액 확대와 일본 웹툰 사업의 성장세 덕이다. 지난해 핀테크 부문은 전년 대비 21.2% 성장한 1조18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콘텐츠 매출은 91.3% 성장한 1조 2615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통합 유료 이용자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는 등 글로벌 성장세를 이어갔다. 클라우드 및 기타 매출은 전년 대비 5.3% 성장한 4029억원이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글로벌 검색 광고 회사도 가이던스를 주지 못하는 불확실한 거시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며 "역성장 방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날 새 성장 동력을 깜짝 공개했다. 올 상반기 챗 GPT같이 생성형 AI를 활용한 검색 서비스 '서치 GPT'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생성 AI 등 새로운 검색 트렌드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며 "베타 서비스를 별도로 오픈하고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면 정보성 검색에 넣는 방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신 정보를 반영하지 않고 한국어 번역에 한계가 있는 챗 GPT의 단점을 보완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풍부한 사용자 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해 기존 검색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장은 새로운 검색 기술을 위한 연구·개발(R&D) 목적이지만 수익성에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네이버의 초거대 AI인 '하이퍼 클로바'를 이용한 유료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클로바 케어콜, 클로바 광학문자기술(OCR) 등 B2B 솔루션에 GPT 기술을 적용해 수익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는 올해도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인건비·마케팅비에 대해 비용 효율화를 진행하면서 신규 광고 상품 출시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목표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