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둔화에도...美경제학자 “올해 침체확률 61%”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경제학자들이 1년 내 경기침체가 닥칠 것이라고 보는 확률이 여전히 60%대를 웃돌고 있다.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에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당분간 고금리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응답자 4분의3은 올해 '연착륙'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올 확률’에 대한 답변 평균치가 6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10월 조사 당시의 63%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 완화 시그널이 잇따라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경제학자들은 여전히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WSJ는 "60%대는 실제 경기침체 기간을 제외하면 역사적으로도 높은 수치"라며 "경제학자들은 여전히 높은 금리가 올해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1년 전인 작년 1월 조사에서 답변 평균치는 불과 18%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12월에는 38%,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2월에는 26%였다.

경제학자들은 최근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올해 말 3.1%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12월 CPI 상승률은 6.5%를 기록해 9%대였던 작년 6월보다 확연히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말 전망치인 3.1%는 작년 10월 조사 당시에서 예상됐던 3.3%보다도 소폭 하향된 수준이다. 2024년 말에는 2.4%까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Fed의 연착륙이 어려울 것이란 답변은 전체 응답자의 4분의3에 달했다. 경제전망도 하향됐다. 다만 경제학자들은 경기침체를 피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러한 침체가 상대적으로 얕고 짧게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0.1%로 전망됐다. 2분기에는 -0.4% 수축한 후, 3분기에는 0%, 4분기에는 0.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2023년 연간 기준으로도 성장률은 0.2%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작년 10월 동일 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4%로 제시했었다.

도이체방크의 브렛 라이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고 있으나 서비스 등 몇가지 지표는 (과열된) 노동시장과 연관돼 있어 Fed가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면서 "Fed는 노동시장과 물가안정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긴축행보를 유지할 것이고 이는 결국 실업률 상승, 경기침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Y파르테논의 그레그 다코 수석이코노미스트 역시 최근 주택시장과 제조업 부진을 언급하며 "인플레이션 지속, 긴축적인 금융여건, 글로벌 성장 둔화 등이 합쳐지며 올해 상반기에 미국이 완만한 경기침체에 빠져들 것"이라고 바라봤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최대 리스크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Fed의 긴축 행보를 꼽았다. 또한 이들은 Fed가 올해 금리를 5%대까지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Fed가 제시한 점도표 상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역시 5.0∼5.25%로 현재보다 0.7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Fed는 오는 1월 31일~2월 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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