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돈기자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지난해 고3 학생들의 수능 성적이 3월 학력평가부터 수능까지 꾸준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의고사와 비교해 수능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 기대하는 수험생들의 생각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13일 진학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학력평가부터 6월?9월 모의평가, 수능까지 성적을 모두 입력한 고3 학생들의 점수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국어?수학?탐구 영역 평균 백분위 점수가 수능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은 시험의 난이도에 따른 양상을 보이면서 비교적 쉽게 출제되었던 9월 모의평가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기록했다.
고3 학생들의 국어·수학·탐구 영역 평균 백분위 점수는 3월 79.8%에서 6월 75.3%, 9월 74.9%로 떨어지더니 수능에서는 73.4%까지 하락했다. 성적 하락 폭은 3월과 6월 사이가 가장 컸다.
3월 학력평가와 달리 6월 모의평가부터는 졸업생이 합류하기 때문에 고3 학생들의 성적 하락은 어느 정도 예상되는 부분이다. 출제기관 또한 3월 학력평가는 교육청이 주관하지만, 6월 및 9월 모의평가와 수능은 평가원이 출제한다.
고3 수험생의 특성상 1학기까지는 내신성적을 비롯한 학생부 관리와 수능 준비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수능에 집중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여름방학을 보낸 후인 9월 모의평가에서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6월과 9월 모의평가의 점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실제 수능에서는 더 떨어졌다.
점수가 상승한 학생들도 있다. 8.4%의 학생은 3월 학력평가 대비 실제 수능에서 평균 백분위 5점 이상의 의미 있는 상승을 보였다. 하지만 절반이 넘는 53.5%가 5점 이상 하락했고, 10명 중 4명 정도(38.2%)는 평균 백분위 5점 이내로 유지했다.
대상을 넓혀 9월 모의평가와 수능 성적을 비교하면 고3 학생의 17.6%가 실제 수능에서 평균 백분위를 5점 이상 끌어올렸다. 5점 이상 떨어진 학생은 31.4%로 3월 기준보다는 하락 비율이 줄었다. 5점 이내에서 유지한 비율이 가장 높아 절반 정도의 학생은 9월 모의평가와 수능에서 비슷한 수준의 점수를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3월 학력평가 성적이 수능까지 비슷하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어디까지나 비율일 뿐”이라며“영역별로 자신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