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벌고 평판은 추락…유명인들의 '자서전 경제학'

英해리 왕자, 출판 대박에도 호감도 급락
정치인, 후원금·호감도 상승 모멘텀 활용

유명인의 자서전 출간은 흔한 일이다. 언론 등을 거치지 않고 원하는 메시지를 대중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데다가, 출판 수익은 물론 출판을 기념한 후원금 모금도 기대할 수 있다.

이미지 쇄신과 금전적 이득을 가져올 수는 있기는 하지만 자서전에 쓴 글이 논란이 되거나 특정 사건에 연루된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자서전 출판의 이유

자서전은 주로 정치 영역에서 항상 핫이슈로 다뤄진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약속의 땅'을 썼는데 출간 첫날 미국과 캐나다에서 88만7000부 팔렸다. 그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비커밍' 역시 미국과 캐나다에서 72만부 이상 팔렸다.

국내에서도 선거를 앞두고 자서전을 펴내는 정치인을 쉽게 볼 수 있다. 2021년 4월 대선 당시, 대선주자들의 자서전이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코너를 휩쓸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사임과 동시에 자전적 에세이 '수상록'을 냈으며 비슷한 시기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용진의 정치혁명'을 출간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역시 자서전이자 정책구상집인 '이낙연의 약속'을 썼다.

자서전은 '지지율' 취약을 보완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2021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싸움닭'이라는 거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웹 자서전'을 열었다. 가난했던 유년 시절을 시작으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줘 중도층과 청년·여성층의 표심을 공략하려는 의도였다. 당시 대선 4자 가상대결(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 후보)에서 이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20%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후원금과 화제를 모으기 위해 자서전을 출간하기도 한다. 추미애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추미애의 깃발_감상문_릴레이 운동으로 책 홍보와 출마 선언을 동시에 진행해 이틀 만에 후원금 5억원을 달성했다. 또 출판기념회를 열어 자신의 입지를 과시하기도 한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국적으로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서울출판기념회에 노무현 전 대통령 친누나 노영옥 씨가 참여해 화제가 됐다.

오히려 '정치 인생'에 독이 될 수도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한 서점에서 직원들이 해리 왕자의 자서전 '스페어'를 전시하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로이터연합뉴스]

반대로 자서전이 이미지·호감도 하락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최근 영국 해리 왕자는 자서전 '스페어'를 내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출간 첫날인 10일 자서전은 말 그대로 불티나게 팔렸다. 일부 서점에서는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영국인들의 호감도는 반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온라인 여론조사업체 유고브 조사에 따르면, 해리 왕자 호감도는 24%로 2%P 하락했고 왕실이 자랑스럽다는 답변 역시 55%에서 43%로 감소했다.

앞으로 정치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었던 후원금이 정치인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자서전은 후원금과 출판료 등 '돈'과 얽혀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불법 정치자금 수수사건 등에 대한 결백을 주장하는 자서전 출간했을 때 모금액이 3000만원을 넘었다. 검찰은 모금액의 향배를 주목했다. 판매량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재고 처리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2팀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